“부모들, 고려장 당하면 심정 알까”…‘스마트폰 감시 앱’에 자녀 불만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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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12일 1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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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스마트폰 의존율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부모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자녀 스마트폰 감시 앱’에 달린 한 리뷰가 공개돼 이목을 끈다.

최근 국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마트폰 감시 어플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앱은 부모들이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을 간편하게 감시,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앱은 다른 앱 차단, 시간제한, 유해 차단, 위치 찾기 등의 기능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외에도 요일별로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도 있고, 원격으로 화면을 잠그거나 카메라 사용도 차단할 수 있다.

이 앱은 부모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자녀들에게는 ‘노예앱’이라고 불릴 정도로 미움받고 있다는 것. 실제로 앱 제작자는 “아이들의 별점 하나는 이 앱의 진가를 반증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앱 리뷰에는 자녀들이 “자유와 인권을 침해받는다”며 불만을 호소하는 후기가 잇따랐다.

지난 8일 한 스마트폰 감시 앱에 올라온 후기.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지난 8일 한 스마트폰 감시 앱에 올라온 후기.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한 누리꾼은 지난 8일 이 앱에 별점 1개를 주며 분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거 설치한 부모들이야 지금은 아이들 감시하고 자기들 입맛대로 굴릴 수 있으니까 좋을지 모르겠다”면서 “15~20년 지나서 감당할 수 있겠냐. 지게에 태워져서 고려장 당할 때 어떤 심정일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맨날 구걸할 때마다 스스로가 지치고 어느 순간부터 (부모님께) 부탁하러 갈 때마다 한숨 나온다”면서 “할 수 있으면 제작자 휴대전화 해킹해서 막아 버리고 싶다. 앱 삭제해라. 별 1개도 아깝다. 이 앱이 학생들 자유 침해하고 자녀 통제하는 등 선 넘었다. 감시당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냐”고 토로했다.

리뷰를 본 누리꾼들은 “휴대전화 사용 제한 앱 때문에 더 삐뚤어질 수도 있다”, “오히려 애들 잔머리만 는다”, “아이들한테는 트라우마다”, “차라리 기능 없는 휴대전화를 사줘라”, “방목형 교육이 훨씬 낫다”, “너무 심하다”, “평상시 애들이랑 대화나 잘해라”, “숨 막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앱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이들은 “요새 유해매체가 너무 많다. 애들이 자제력이 없는 경우도 있어서 적당한 차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 이 같은 앱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진단을 내린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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