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삼겹살’ 브랜드化위해 역사-문화 어우러진 스토리텔링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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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산학협력단 용역 보고서
“한약재 등 넣고 달인 간장 소스… 돼지고기 잡내 없애고 육질 개선”
모바일 이용한 삼겹살 식당 홍보… 추억여행 콘텐츠 발굴 등 제시

청주 삼겹살의 특징은 한약재 등을 넣고 달여 만든 간장 소스에 고기를 적신 뒤 구워 파무침과 함께 먹는 것이다. 사진은 청주삼겹살 축제 때 모습. 청주시 제공
청주 삼겹살의 특징은 한약재 등을 넣고 달여 만든 간장 소스에 고기를 적신 뒤 구워 파무침과 함께 먹는 것이다. 사진은 청주삼겹살 축제 때 모습.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의 명물인 ‘청주 삼겹살’의 재료인 청주돼지가 조선 영조 때 공물로 내는 지역 대표 축산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청주시는 최근 청주돼지에 대한 이 같은 역사적 기록이 처음 확인됨에 따라 브랜드화 및 스토리텔링 등으로 청주를 K푸드 삼겹살의 본고장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청주 삼겹살은 지금까지 스토리텔링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청주시는 청주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청주 삼겹살 활성화 용역 최종 보고서’에서 청주돼지의 연원을 추가로 찾아냈다고 11일 밝혔다.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 영조 때 편찬된 ‘여지도서’에는 청주돼지가 조정에서 주관하는 춘추제례에 제수용으로 배정돼 공물로 공급됐다는 기록이 있다. 그동안 청주돼지는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편과 신증동국여지승람 충청도·청주편에 등장한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번 용역 조사에서 이를 증명하는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청주 삼겹살은 간장 소스에 적셔 구운 돼지고기를 파무침과 함께 먹는 것으로, 지역에서는 그 조리법이 청주에서 출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 삼겹살 조리법은 1960년대 연탄구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수집’과 ‘딸네집’ 등에서 연탄불 위에 석쇠를 올려놓은 뒤 삼겹살을 올리고 소금을 뿌려 먹는 방식으로 일명 ‘시오야키’로 불렸다. 시오는 소금, 야키는 구이를 뜻하는 일본어다.

이후 1970년대 들어 소금 대신 간장 소스와 무쇠 불판을 이용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한약재 등을 간장에 넣고 달인 간장 소스는 돼지고기의 잡내를 없애고 육질을 부드럽게 했고, 파무침까지 곁들이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시작했다는 게 산학협력단의 설명이다.

청주대 산학협력단은 여지도서 기록을 바탕으로 ‘청주 삼겹살’의 브랜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스토리텔링 발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학협력단은 세부적으로 △청주 삼겹살 대표협의체 구성과 조직 강화 △청주 삼겹살과 관련된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 △모바일을 이용한 삼겹살 식당 홍보 △추억의 석쇠구이 매뉴얼 표준화 △밀키트 제작을 통한 특산품화 △추억여행 콘텐츠 발굴 등을 제시했다.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청주 삼겹살에 대한 1960, 70년대 고증을 통해 스토리북을 만들어 정체성을 찾아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전통의 맛과 새로운 맛이 조화된 새로운 메뉴 개발이 필요하다”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대상으로 한 추억여행 콘텐츠를 발굴하고, 삼겹살거리의 ‘힙 플레이스화’를 통해 삼겹살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연구용역 결과를 기반으로 청주 삼겹살의 지역특화 음식 전략을 수립하고, K푸드 삼겹살의 본고장으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한 다각도의 대책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2012년 3월 서문시장 상인회와 함께 서문시장 안에 국내 유일의 삼겹살 특화거리인 ‘삼겹살거리’를 조성했다. 도심 공동화와 대형마트 등의 등장으로 침체에 빠진 서문시장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2014년 7월 1일 열린 ‘통합 청주시’ 출범식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이곳을 찾아 시민들이 싸 주는 삼겹살을 먹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전국에서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손님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삼겹살 가게 13곳이 자리 잡은 삼겹살거리는 지난해 6월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로부터 전국 유일의 ‘한돈(韓豚) 인증거리’로 지정됐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청주#청주 삼겹살#청주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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