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총장사퇴 ‘천공’ 조언 받았나”… 尹 “관두라고 한 사람 수백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1일 2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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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호남서 본선 첫 TV합동토론

뉴시스
국민의힘 본경선에 진출한 주자 4명이 처음 맞붙은 11일 합동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무속 논란이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 논란과 윤 전 총장 처가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윤 전 총장은 “비방”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본경선 첫 일정을 호남에서 시작한 국민의힘은 다음달 5일 대선후보 발표까지 총 10차례 토론을 거쳐 후보를 선출하는 만큼 주자 간 충돌이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 무속·처가 논란에 尹 “비방” 발끈
유 전 의원은 이날 KBS광주방송총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주도권 토론 기회를 얻자마자 “윤 후보께서 앞서 ‘정법(천공)은 미신이 아니니 유튜브를 보라’고 해서 제가 몇 개를 봤는데 그 내용이 황당하더라”며 ‘김일성 3부자가 통일을 이뤄내고 노벨상을 받게 될 것’ 등 유튜브 내용을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말씀하신 것들을 제가 믿을 거라 보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자는 27년을 법조계 생활을 했고 칼 같은 이성과 증거와 합리의 의사결정을 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천공을) 어떻게 알게 됐나.” (유 전 의원)

“재밌는 것들이 있다고 부인에게 이야기해준 분이 있어서….” (윤 전 총장)

“뭐라고 불렀나. 이 사람은 (자신을) 천공스승님이라 하던데.” (유 전 의원)

“선생님이라고 하시죠.” (윤 전 총장)

유 전 의원은 “검찰총장을 관둘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때 조언을 받았느냐”며 공세를 이어갔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관두라고 한 사람은 수백명이었고, 박 전 대통령은 수사를 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이어 “재미로 (영상을)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누군지) 모르니까 만났고 (내 멘토라는) 말이 언론에 나오자마자 ‘이거 아니다’ 싶어서 끊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장모가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느냐. 주가 조작에 처가가 연루됐다면 어떡할 것이냐”고 몰아세웠다. 윤 전 총장은 “그럴 리가 없다”며 “이런 비방성 논의가 오간 것에 대해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홍준표 의원을 향해 “이재명이라는 대량살상무기를 해체하는 프로젝트에 좀 더 적극적으로 한 팀이 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싸움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한 것. 원 전 지사는 홍 의원에게 “이재명이라는 무기가 ‘대장동 로켓 발사대에 장착이 되고 있다”며 “그가 무슨 죄목으로 (감옥에) 가겠느냐”고 했다. 홍 의원은 “뇌물 혐의가 가장 크지 않을까”라고 하자 원 전 지사는 “이 지사가 조금만 거짓말을 해도 우리가 공동으로 고발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무죄 판결을 거론하면서 “(그게 바로) 권순일 전 대법관 에게 50억 짜리 쿠폰을 주고 산건지 의심되는 판결”이라고도 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이 대선 경선에서 특이하게 무효표를 ‘없었던 표’로 계산했는데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가처분을 신청하면 100% 뒤집힐 것”이라고도 했다.

● 野, 불모지 호남서 첫 본경선 일정
국민의힘 지도부는 앞서 이날 오전 대선 주자 4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18묘지 참배할 때도 윤 전 총장, 유 전 의원, 원 전 지사가 동행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체제부터 이른바 ‘서진 전략’을 펼쳐온 국민의힘 지도부가 본경선 일정 첫날부터 보수정당의 불모지로 평가되는 호남에 집결한 것. 이 대표는 “호남에서 당비를 내는 당원 수가 1만5000여 명으로 지난 2월(2144명)의 7배가 넘는다. 광주·전남이 화답해줘 고맙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광주를 인공지능(AI) 산업 중심지로, 전남을 우주산업과 친환경에너지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무안공항을 김대중 공항으로 바꾸고 하늘길을 열어, 광주지역에 첨단산업이 내려올 기반을 만들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50조 원을 선투자해 대구와 광주사이에 달빛내륙고속철도가 생기면 반도체미래도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원 전 지사는 5·18을 안 뒤 20대를 민주화운동에 바쳤다면서 “온 가슴을 담고 (호남과) 동행하겠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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