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가계대출 60% 소진…시중은행 5곳도 임계치 근접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0일 15시 36분


코멘트
5일 출범한 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올해 내줄 수 있는 가계대출의 60%를 이미 소진했다. 주요 시중은행 5곳 가운데 3곳도 금융당국이 목표로 잡은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이미 넘거나 이에 근접해 ‘대출 보릿고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일 영업을 시작한 토스뱅크는 8일까지 약 3000억 원의 가계대출을 내줬다. 이에 앞서 금융당국은 토스뱅크의 올해 가계대출 총량을 5000억 원 규모로 제한했다. 사전 신청 고객 중 일부를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내줬는데도 연말까지 취급할 수 있는 대출 한도의 40%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상의 신용대출 비중이 이미 25%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비중은 현재 10%대에 그치고 있다. 토스뱅크는 당국에 올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4.9%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제한은 지키더라도, 중·저신용자 대상의 신용대출은 총량 규제에서 제외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출 한도도 임계치에 근접했다. 7일 현재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은행 등 5개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44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4.97% 늘어난 규모다. 금융당국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6%대를 불과 1%포인트 남겨둔 셈이다.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율은 NH농협이 7.14%로 가장 높고,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5.23%, 5.06%로 이미 5%대를 넘어섰다. 우리은행도 4.24%로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에는 5%대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3.16%로 다른 은행에 비해 증가세가 가파르진 않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이미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전세대출 한도를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범위 내’로 제한했다. 전셋값이 2억 원 올랐다면 2억 원 내에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 국민은행은 영업점별로도 대출 한도를 설정해 관리에 나섰다.

우리은행 역시 최근 지점별로 한 달에 최저 5억 원의 가계대출 한도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 대출 규제 조치에 대해 은행들은 “대출 중단 사태를 사전에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들”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