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이민호 미리본 대표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 행복한 세상으로”

동아닷컴 입력 2021-10-08 15:37수정 2021-10-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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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가운데 약 15%, 312만 9,000여 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 내역을 더 살펴보면 개와 함께 사는 가구가 242만 가구쯤, 고양이와 함께 사는 가구가 71만 가구쯤에 이른다. 이를 근거로 추정하면, 우리나라에서 최소한 242만 마리 이상의 개가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개 242만 마리,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그만큼 개가 사람과 함께 살 때 필요한 사료, 용품 등 연관 산업의 규모도 클 수밖에 없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이미 2019년에 3조 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1인 가구와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7년 6조 원의 대규모 시장이 될 전망이다.

이민호 주식회사 미리본 대표. 출처 = 미리본

이 가운데 중요한 것을 꼽자면, 반려동물의 끼니를 책임지는 ‘사료’와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는 ‘산책’을 들어야 할 것이다. 2018년 문을 연 스타트업 ‘주식회사 미리본(미리본)’의 주요 사업 역시 반려동물, 그 중에서도 반려견용 수제 사료와 산책 동행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맛과 영양 모두 갖춘 반려견 수제 사료 ‘미소앤미소’로 이름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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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대표가 이끄는 미리본은 주인이 직접 만들어 먹이는 반려견 수제 사료 ‘미소앤미소(miso&miso)’를 선보여 많은 인기를 끌었다. 기존 사료는 맛도 영양도 천편일률이었다. 미소앤미소는 고급 식재료로 만들어 맛과 영양 모두 기존 사료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려견 수제 사료 미소앤미소. 출처 = 미리본

미소앤미소는 물과 함께 반죽 후,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빚어 만들 수 있도록 가루(파우더) 형태로 판매된다. 원재료는 닭 가슴살과 브로콜리, 버섯과 양배추, 파래와 멸치, 들깨와 난각 등 강원도 농가가 만든 고급 농수산물 13종이다. 여기에 강원도에서 길어올린 1급수 생수가 동봉된다.

파우더와 생수로 반죽을 만들고 비타민·미네랄 프리믹스와 함께 밥을 넣는다. 밥은 반려견에 필수인 탄수화물을 보충하는 동시에 주인에게 ‘내가 먹는 밥을 반려견과 나눠 먹는다’는 동질감을 준다. 이렇게 만든 반죽을 알갱이, 스틱, 원형 등 원하는 모양으로 빚어 말리면 맛과 영양을 모두 갖춘 수제 사료가 만들어진다.

미소앤미소는 고급 농수산물의 맛과 영양을 고스란히 가졌다. 소화 흡수가 빨라 반려견의 장 기능은 높이며 배설물의 냄새는 줄인다. 면역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반려견에게 치명적인 간 독성을 해독하는 효과까지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견 수제 사료 미소앤미소. 출처 = 미리본

미소앤미소의 장점은 맛, 영양뿐만이 아니다. 가족처럼 소중한 반려견에게 내가 만든 사료를 먹이는 소중한 경험을 가져다준다. 자녀와 함께 사료를 만들어 먹이며, 자연스럽게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정서와 인식을 가르친다. 반려견은 주인이 다양한 형태로 만든 사료를 먹으며 맛과 영양, 즐거움까지 얻는다.

지역 농가와의 상생도 이끈다. 강원도 춘천에서 자라는 보라감자를 비롯, 미소앤미소의 재료는 모두 우리나라 농가가 재배한 것 뿐이다. 이민호 대표는 강원도 농가들이 대량 재배를 시도하는 특용 작물과 미래 작물을 반려견용 사료에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 중이다. 곤충을 비롯한 대체 단백질도 지역 농가와의 상생 차원에서 강원도 농축수산업계의 테두리 안에서 찾을 계획이다.

미리본, 반려견 수제 사료에 이어 ‘산책 동행 플랫폼’ 구상


반려견 수제 사료에 이어 이민호 대표가 주목한 것은 ‘동물 등록제’다.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만드는데 가장 먼저 지켜져야 할 것이 동물 등록제라는 판단 하에서다.

반려견 수제 자료를 소개하는 미리본 임직원들. 출처 = 미리본

반려동물, 관련 산업계가 커지면 자연스레 부작용도 늘어난다. 이 가운데 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문제가 반려동물의 유실, 유기 문제다. 정부는 이를 막을 대책으로 동물 등록제를 실시했다. 생후 2개월이 지난 반려동물의 몸 안에 쌀알 한 톨 크기의 무선 식별 장치를 넣고 전국 시·군·구청에 등록 후 동물 등록증을 발급 받는 제도다. 물론, 무선 식별 장치는 반려동물의 몸에 해를 입히지 않는다.

반려동물이 산책 중 길을 잃거나 집을 나가더라도, 무선 식별 장치가 있으면 손쉽게 주인을 찾아줄 수 있다. 악의를 갖고 반려동물을 유기한 등록자도 적발 가능하다.

동물 등록제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동물 등록제에 참여한 반려동물 가구는 전체 가운데 절반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오디션에 참가한 이민호 주식회사 미리본 대표. 출처 = 미리본

이민호 대표는 농촌진흥청의 사료 제작 기술을 이전받아 미리본을 창업했다. 당시 그는 반려동물에게 사료를 자동 급여하는 ‘벤딩 머신’을 구상했었다. 이민호 대표는 이를 고도화해 반려견 산책 플랫폼을 만들고, 동물 등록제를 플랫폼의 필수 참여 조건으로 삼는 묘책을 떠올렸다.

미리본이 만들고 있는 반려견 산책 동행 플랫폼의 원리는 간단하다. 주인이 반려견과 일정 거리 이상 함께 산책하면 거리별로 일정한 포인트를 부여한다. 이 포인트로 산책로 곳곳에 설치된 자동 판매기에서 사료를 사서 반려견에게 먹이는 구조다. 자동 판매기에는 동물 등록제의 무선 식별 장치를 인식하는 센서가 탑재돼, 주인과 반려견이 함께 산책했는지 검증한다.

반려견의 배설물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주인이 산책 중 반려견의 배설물을 치우고 사진을 찍어 인증하거나, 자동 판매기 근처에 마련된 화장실에서만 배설하도록 이끌면 추가 포인트를 주는 원리다. 사료 외에 반려동물 장난감, 응급 키트, 배변 봉투 등을 판매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미리본 반려견 산책 동행 플랫폼의 자동 판매기. 출처 = 미리본

미리본의 반려견 산책 동행 플랫폼은 더욱 고도화될 예정이다. 이민호 대표는 스마트폰의 GPS와 시간 데이터를 활용, 반려동물과의 산책 시간을 클라우드로 관리하는 플랫폼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특허를 쓰면 자동 판매기에 체크할 필요 없이 산책 거리와 경로를 측정하고 알맞은 포인트를 받게 된다.

이민호 대표는 반려견 산책 플랫폼의 포인트 사용처를 꾸준히 넓혀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포인트 사용 범위를 쇼핑몰뿐 아니라 반려견 미용, 동물병원으로 넓히면 된다. 나아가 반려견 분양, 장례 시에도 포인트를 활용 가능하다.

여러 지자체가 마련한 동물보호센터와의 협업도 기대할 수 있다. 미리본의 반려견 산책 동행 플랫폼을 이용하고 보상을 받으려면 반드시 동물 등록을 해야 한다. 등록한 반려견이 많을 수록 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온 유기견이나 유실견의 주인을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

미리본 반려견 산책 동행 플랫폼 앱 '세이빙 펫'. 출처 = 미리본

미리본의 반려견 산책 동행 플랫폼은 10월 중 강원도 춘천 공지천에서 시험 운영할 예정이다.

반려견 산책 동행 플랫폼, 올바른 산책 문화 안착에 일자리 창출까지

산책은 반려견에게 바른 사회성을 가르치고, 운동 욕구와 스트레스까지 풀어주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려졌다. 미리본의 반려견 산책 동행 플랫폼은 반려견과 주인 모두에게 즐거움은 물론 성과까지 준다. 여기에 광고 효과, 산책 문화 안착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장점까지 갖췄다.

연구 중인 미리본 임직원들. 출처 = 미리본

반려견 산책 동행 플랫폼의 자동 판매기에는 32인치 모니터가 장착된다. 반려동물 용품 광고나 동물 등록제를 비롯한 반려동물 문화 캠페인 영상을 노출하기 위해서다. 상품 광고는 물론, 올바른 동물 산책 문화를 자리 잡도록 이끄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야외 카페나 편의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자동 판매기를 놓으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이 곳을 동물 산책의 중심지로 만드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반려견 산책 코스 곳곳에 배치된 자동 판매기에 사료를 보급하고 기기 상태를 점검할 관리 인력 역시 필요하다. 이민호 대표는 강원도 광역 자활 센터와 함께 자동 판매기의 관리 업무를 사회 취약 계층의 일자리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미리본의 자동 판매기는 노년층이나 장애인도 무리 없이 다룰 정도로 관리하기 쉽다. 광역 자활 센터가 파견한 인력이 자동 판매기 근처에 머무르며 기기를 관리하고 사료를 보충한다. 다양한 반려견과 만나며 반려견 별로 선호하는 사료나 간식, 반려견 다루는 방법 등 지식을 쌓는다. 그러면 이들 인력은 반려견 돌봄, 산책 도우미로 활동할 수 있다. 주인들도 자동 판매기에서 여러 번 마주쳐 낮익은 이들 인력에게 안심하고 반려견을 맡길 수 있다.

춘천시로부터 청년창업우수기업 인증을 받는 이민호 주식회사 미리본 대표. 출처 = 미리본

이 구조의 장점은 사회 취약 계층에게 지속 가능한, 반려견 관련 지식까지 알려주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점이다. 급여만 주고 끝나는 일회성 일자리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자활을 하도록 돕는 일자리를 만드는 점이다.

미리본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 지속 가능한 일자리와 지역 상생 사례 만든다”

이민호 대표와 미리본의 목표는 우리나라에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가 자리 잡게 이끄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강원도 춘천시는 미리본의 든든한 파트너이자 후원군이다. 2019년 반려동물 메카(중심지)로 자리 잡겠다고 선언한 강원도 춘천시는 이를 담당할 반려동물 동행과도 지자체 최초로 만들었다. 여기에 미리본의 반려견 산책 동행 플랫폼을 더하면 시너지는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미리본의 반려견 산책 동행 플랫폼이 주는 포인트를 지역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민호 주식회사 미리본 대표. 출처 = 미리본

이민호 대표는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 규모에 걸맞는 시설, 문화를 보급하는데 앞장서겠다. 강원도 춘천시와 함께 반려동물 유기나 미등록 등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이 노하우를 전국 지자체에 전파하려 한다. 나아가 지자체의 광역 자활 부서에 바람직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제시해 사회 취약계층까지 돕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IT 전문 차주경 기자 racing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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