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동결자금 안 풀면 한국드라마 방영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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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장관 “약속하곤 조치 안 취해”
‘대장금’ 시청률 90%등 ‘한드’ 인기
韓, 2018년 원유대금 동결-보관중

호세인 아미르압돌라이안 이란 외교장관이 한국이 동결 중인 70억 달러(약 8조3000억 원)의 원유 수출 대금을 풀어주지 않으면 이란 내 한국 드라마의 방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한국 문화산업의 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드라마 방영 중단을 무기로 내세워 동결 자금을 받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7일 이란 반관영 매체 ISNA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를 방문 중인 아미르압돌라이안 장관은 5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관리들과 만나 “한국이 (동결 자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한국이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드라마 방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이런 의사를 전했다고도 했다.

아미르압돌라이안 장관은 특히 “많은 이란 아이들이 한국 드라마를 본다. 아이들이 ‘드라마에 나오는 착한 한국인들이 우리에게 돈을 돌려주지 않는 한국인과 같은 사람들이냐’고 묻는다”고 했다.

이란에서는 오래전부터 한국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2006년 방송된 ‘대장금’은 90%에 가까운 시청률을 올렸고 주연 배우 이영애(50)는 2017년 이란 정부에서 감사패까지 받았다. 현재 ‘대왕의 꿈’ 등 여러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이란 중앙은행은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행정부가 이란과 서방이 맺은 핵합의를 파기하고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한국 또한 이 돈을 동결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동결자금#한국드라마#대장금#이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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