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어린이에 해악 알고도 이익만 좇아”… 내부고발자 폭로에 美의회 “도덕적 파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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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직원, 의회 청문회 증인 나서
“수익과 안전 충돌땐 항상 수익 택해… 저커버그, 스스로에 책임 물어야”
美당국, 불공정행위 조사 속도낼듯… 페북 “경험 적은 前직원… 동의안해”

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소비자보호소위원회 청문회에 페이스북의 전직 직원 프랜시스 하우건이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나는 페이스북 상품들이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분열을 조장하며,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고 믿는다”며 의회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AP 뉴시스
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소비자보호소위원회 청문회에 페이스북의 전직 직원 프랜시스 하우건이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나는 페이스북 상품들이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분열을 조장하며,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고 믿는다”며 의회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AP 뉴시스
페이스북의 내부 부조리를 언론에 폭로한 전직 직원 프랜시스 하우건(37)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도 증인으로 나서 페이스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의회의 행동이 필요하다. 여러분의 도움 없이 그들(페이스북)은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페이스북 스스로 달라지기를 기대하긴 힘들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미국 정부 당국의 조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페이스북이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내부 고발자 하우건은 이날 미 상원 소비자보호소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페이스북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했던 그는 모두발언에서 “나는 페이스북 상품들이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분열을 조장하며,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고 믿는다”며 “경영진은 어떻게 하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있었지만 사람보다 천문학적 이익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수익과 안전 사이에서 충돌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수익을 취하는 쪽을 택했다”며 “페이스북이 이처럼 어둠 속에서 운영될 때 그들은 책임을 질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우건은 또 “마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람은 (회사에서) 그 자신밖에 없다”면서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도 저격했다.

앞서 하우건은 페이스북 계열 서비스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들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도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강행했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을 WSJ에 제보했고 이후 관련 보도가 잇따랐다. 보도가 나온 뒤 페이스북은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비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선거 때마다 난무하는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아 정치 분열과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소비자보호소위원회 위원장인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민주당)은 하우건의 증언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거대 기업에 맞서 증언해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도덕적으로 파산한 기업”이라고 하면서 저커버그 CEO가 의회에 나와 증언해야 한다고 했다.

페이스북은 하우건의 의회 증언과 관련한 성명을 내고 “의회는 회사 재직 기간이 2년도 안 되고 임원들의 의사결정 회의에도 참여해 보지 않은 전직 매니저와 청문회를 열었다”며 “우리는 하우건의 묘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저커버그 CEO도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가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페이스북#페북#내부고발자#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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