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수도권 공공택지서 5조 차익… “분양가 상승 요인” 지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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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지식정보타운 등 33곳 분양
조성원가보다 2배 비싸게 판 곳도… LH측 “차익은 주거복지 등에 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6년 동안 수도권에 조성한 33곳의 공공택지를 분양해 5조 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택지는 조성 원가보다 2배 이상으로 비싸게 팔아 아파트 분양가 상승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 받은 ‘2015년 이후 서울·경기 공동주택용지 공급가격과 조성원가’ 자료에 따르면 LH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서울과 경기 지역 33곳에 1158만 m²(약 351만 평) 규모의 공공택지를 조성하며 5조1664억 원의 차익을 올렸다. 이 자료에 따르면 택지 33곳의 조성원가는 총 20조5436억 원(3.3m²당 평균 586만 원)이었다. LH는 토지 수용 과정에서 원주민에게 보상금액으로 4조3921억 원(3.3m²당 125만 원)을 지출했다. 이어 택지를 조성하며 공사비와 기반시설 설치비, 이주대책비 등에 16조1515억 원을 추가 투입했다. LH는 이렇게 조성한 택지를 민간에 25조7100억 원(3.3m²당 733만 원)에 팔았다. 이 같은 매각가격은 조성원가보다 5조 원 이상 비싸고, 토지 수용원가의 약 6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예를 들어 경기 과천시 갈현동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원주민 토지를 987억 원(3.3m²당 246만 원)에 사들여 추가 공사 등에 2562억 원을 썼다. 조성원가는 3549억 원(3.3m²당 886만 원)으로 LH는 이 택지를 9226억 원(3.3m²당 2306만 원)에 팔았다. LH는 조성원가의 약 2.6배 수준으로 매각해 약 5677억 원의 수익을 남겼다.

경기 평택시 서정동 평택고덕국제화계획지구는 택지 공급가격이 수용가의 11배에 달했다. 원주민으로부터 2258억 원(3.3m²당 72만 원)에 사들인 토지에 1조2912억 원을 추가 투입해 택지를 조성했고, 이를 2조4782억 원(3.3m²당 797만 원)에 공급했다. 이 사업에서 LH가 거둔 차익은 9612억 원 수준이다. 송 의원은 “토지 조성비용을 감안한 수익이 과도하지 않도록 조정해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H 관계자는 “택지를 조성할 때는 원주민에게 나가는 보상액 외에 다양한 비용이 투입되므로 보상액과 공급가격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며 “개발사업을 통해 거둔 차익은 주거복지, 지역균형발전 등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활용한다”고 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lh#수도권 공공택지#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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