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키맨’ 유동규, 그 아니면 누가 이재명 측근인가

동아일보 입력 2021-10-04 00:00수정 2021-10-0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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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지내며 대장동 개발 실무를 지휘한 유동규 씨가 어제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풀 키맨으로 꼽히는 유 씨는 사업자 선정 및 수익 배분에 관해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제공하고,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수억 원을 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씨는 2008년 성남시의 한 아파트 리모델링추진위원회 조합장으로 일하며 당시 성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재명 경기지사와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지사의 2010년 성남시장 선거를 도운 그는 인수위원회에 도시건설분과 간사로 참여한 데 이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전신인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2014년 물러났다가 이 지사의 성남시장 재선을 도운 뒤 3개월 만에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컴백했다. 초대 사장이었던 황무성 전 사장은 “인사를 하려고 해도 유 씨가 다 했다”고 했다. 결국 황 전 사장이 중간에 물러나자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때 사장 직무대리로 실권을 휘둘렀다. 이 지사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뒤엔 경기관광공사 사장 자리까지 꿰찼다.

대장동 개발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한 최대 역점 사업의 하나였다. 사업비 규모가 1조5000억 원에 달한다. 민간개발이냐, 공공개발이냐 등을 놓고 온갖 로비와 비리 의혹이 끊이질 않았던 사업이다. 이런 사업의 민관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민간 사업자 선정, 주주 구성이나 수익금 배당 방식 설계 등에 직접 관여한 핵심 인물이 바로 유 씨다. 이 지사로선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을 실무 책임자에 앉혔을 것이라는 건 상식에 속한다. 그가 측근 실세가 아니라면 화천대유 측 관계자들이 엄청난 거액을 줄 생각을 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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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씨는 화천대유 측에 거액의 배당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 책임자의 ‘개인 비리’로만 보기 힘든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지사는 “산하 기관 중간 간부가 다 측근이면 측근으로 미어터질 것이다”라고 했다. 어제도 “측근 그룹에 끼지도 못한다”고 했다. 유 씨를 “선거 때 도움 준 사람 중 하나” “산하기관 중간 간부의 하나”라고 볼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이 지사는 꼬리 자르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사건 실체를 규명하는 데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유동규#대장동#화천대유#이재명 측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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