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외무·방위상 유임 방침…극우 내각에 ‘보은인사’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3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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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지난달 29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외무상이 외무상, 방위상 등 현 외교안보 각료를 유임시킬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3일 보도했다. 내각의 주요 인사가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를 지지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의 측근 및 친인척으로 채워져 일종의 ‘보은 인사’란 평이 나온다.

기시다 총재는 아베의 친동생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을 유임시키기로 했다. 그는 핵무장 및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 개정에 찬성하며 현직 방위상으로는 5년 만에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우익 인사다. 어린 시절 외가에 양자로 보내져 형과 성이 다르다. 아베 정권 시절인 2019년 9월 취임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또한 스가 요시히데 내각을 거쳐 기시다 내각에서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정부 대변인격인 관방장관은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전 문부과학상, 재무상은 스즈키 ㅤ슌이치(鈴木俊一) 전 자민당 총무회장이 내정됐다. 마쓰노 역시 고노담화, 무라야마담화 등 과거사를 반성한 담화의 수정을 주장하는 우익이다. 아베 전 총리가 이끄는 당 최대 파벌 호소다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스즈키는 아소파의 수장인 아소 부총리의 처남이다. 재무상 자리를 계파 수장의 친인척에게 물려준 셈이다.

새 내각에서는 경제안보를 담당하는 각료도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재는 선거 당시 중국을 겨냥해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국가 전략을 마련하고 경제안전보장 추진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기시다 총재는 4일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된 후 곧바로 내각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그가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다음달 7일 중의원 선거를 실시하는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그가 30, 31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어 중의원 선거가 다음달 14일에 치러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재는 1일 당 간부 인선도 발표했다. 당 2인자인 간사장에는 아베, 아소 다로와 함께 ‘3A’로 불리는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세제조사회장. 정책을 담당하는 정무조사회장에도 아베의 지원을 받는 극우정치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여) 전 총무상을 발탁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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