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이, 카페 수영장서 팔끼어 숨져…부모와 업체 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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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2일 1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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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CPR 하지 않았다” vs “즉시 건져내 시행했다”

해당 청원글 캡처
해당 청원글 캡처
여섯 살 아이가 한 카페의 수영장 시설에서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을 두고 유족과 해당 업체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영장 카페에서 6살 아이가 억울하게 아까운 목숨을 잃었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9월 12일 수영장 카페에서 6살 아이가 아까운 목숨을 읽었다”며 “배수구에 팔이 끼어서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예쁘기만 한 나이에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당시 우여곡절 끝에 구급차 도착 직전에 아이를 물 밖에 꺼냈으나 물속에서부터 인공호흡을 할 수 있는 구조 요원은커녕 아이가 물 밖으로 나온 이후에도 심폐소생술(CPR)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카페 측의 시설 안전에 대해 문제 삼기도 했다. 청원인은 “수영장 안에 그런 위험한 물 순환 또는 물 빠짐 배수구가 있다면 카페 측이 사전에 무조건 위험하다는 경고를 보호자에게 해줘야 했는데 위험성에 대한 사전 경고가 전혀 없어 보호자들이 대비할 수 없게 했다”며 “위험 시설에 대한 안전 감시 폐쇄회로(CC)TV와 이를 볼 수 있는 스크린도 없어서 실내의 부모들이 창을 통해 맨눈으로 볼 수밖에 없어서 사고에 빠른 대응을 할 수 없게 했다”고 사고 책임을 물었다.

또 “(해당 카페는) 허점 가리기에 여념이 없다”며 ‘수영장 제공이 서비스였다고 홈페이지를 바꾸고 배수구 뚜껑을 아이가 열었고 심폐소생술을 했다’는 카페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해당 청원은 2일 오후 12시 5분 기준 1만 7894명의 동의를 얻었다.

직원 반박 “즉시 심폐소생술 했다”
수영장 앞에 부착된 안전 안내문. 보배드림 캡처
수영장 앞에 부착된 안전 안내문. 보배드림 캡처

청원이 공개된 후 카페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같은 날 청원에 대한 직원의 반박글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사고 발생 후 아이 (부모) 측이 카페로 뛰어와 도움을 요청하셨고, 마침 저와 다른 남자 직원이 분리수거 중 그 소리를 듣고 수영장에 뛰어갔다”며 “도착 시 이미 아이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물을 많이 먹은 상태였고, 저와 다른 직원이 교대로 잠수해 아이를 꺼내 CPR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먼저 청원에서 언급된 안전 요원 배치 문제에 대해서 “저희 카페는 안전요원 배치 의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 조사를 통해 확인될 것”이라고 전했다. 작성자는 “수영장에 붙어있는 안전수칙에도 ‘영유아와 노약자는 보호자 없이 들어갈 수 없다’고 써 있다”며 부모의 안전 수칙 미준수를 지적했다.

또 심폐소생술에 대해 “군에서의 관련 교육과 소방학과 졸업생으로 인증기관 교육 수료를 했기 때문에 CPR를 한 것”이라며 CPR 당시 아이 입에서 물과 함께 토사물이 나오고 있었다고 한다. 이때 인공호흡을 하면 토사물이 기도를 막거나 폐로 넘어가 사망할 수 있는 것을 알기에 “입으로 산소를 불어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황을 밝히면서 작성자는 “구급차 도착 직전에 아이를 겨우 건졌다는 것은 너무하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아이는 숨이 붙어 있었으나 이후 사망한 것으로 경찰 관계자에게 들었는데 CPR 탓을 하시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직원으로 인해 아이가 사망한 것처럼 쓰인 청원글에 괴로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오히려 부모 측은 연락을 받지 않고 커뮤니티에서 “카페 측에서 부검을 하자고 했다”는 말을 퍼뜨리고 있다며 “부검 요청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너무 힘들고 인간에 대한 환멸이 난다”고 반박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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