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황선우 ‘항저우 정조준’… 대학 아닌 실업팀 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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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과 훈련 병행보다 낫다” 판단… 진학 미루고 아시아경기에 전념
금메달 따면 입대 고민 해결돼… 여러 팀서 거액 스카우트 제의

‘한국 남자 수영의 미래’ 황선우가 내년 항저우 아시아경기 준비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 진학 대신 실업팀으로 진로를 정했다. 사진은 올해 도쿄 올림픽 남자 수영에서 힘차게 입수하고 있는 황선우의 모습. 동아일보DB
‘한국 남자 수영의 미래’ 황선우가 내년 항저우 아시아경기 준비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 진학 대신 실업팀으로 진로를 정했다. 사진은 올해 도쿄 올림픽 남자 수영에서 힘차게 입수하고 있는 황선우의 모습. 동아일보DB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던 ‘수영 괴물’ 황선우(18·서울체고)가 대학 진학이 아닌 실업팀에 입단하기로 했다. 수영계 관계자들은 “내년 2월에 고교를 졸업하는 황선우가 실업팀에 입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중순 마감된 대학 수시전형에 원서를 접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마추어 스포츠 종목의 남자 선수들은 대부분 고교 졸업 후 대학 입학을 선택한다. 19세가 되는 해에 병무청 신체검사(신검)를 받으면 입대 영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학에 진학하면 졸업 때까지 학업으로 인한 입대 연기가 가능해진다. 당분간 입대 부담 없이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대학을 다니면서 실업팀 활동을 병행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65년 만에 결선에 오르고 주종목(자유형 100m, 200m)에서 아시아, 세계주니어, 한국 기록을 6개나 세운 황선우는 내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 준비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 진학을 미루기로 했다.

내년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남자 자유형 100m의 경우 아시아권에는 마땅한 적수가 없어 사실상 황선우가 금메달을 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 ‘정유라 사태’ 이후 한결 엄격해진 학사과정도 황선우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과거에는 재학생 선수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등 큰 국제대회 준비를 위해 수업을 빠지거나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묵인해주는 관행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수업일수를 채우는 등 학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졸업이 힘들게 제도가 엄격해졌다. 대학 신입생은 등록 후 첫 학기 휴학이 불가능해 대학 진학 시 ‘2022학번’이 될 황선우가 내년 9월 아시아경기 준비에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수영계 관계자는 “올림픽 준비 당시 황선우가 진천선수촌과 가장 가까운 충북체고를 오가며 위탁교육을 받았는데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선배들이 대학을 오가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봐온 것도 이 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선우 영입을 향한 실업팀들의 물밑 전쟁도 본격화됐다. 복수의 지방 팀에서 자체 최고액 보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다 높은 가치 평가를 원하는 황선우 측과 견해차를 좁혀가고 있다.

실업팀 입장에서 황선우는 확실한 흥행 카드다. 전국체육대회에서 수영(경영)은 개인(2개)과 단체(3개)에서 최대 5개 종목에 출전할 수 있어 황선우의 다관왕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황선우가 ‘아시아경기 다관왕’을 차지한다면 소속팀도 큰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 2024 파리 올림픽도 3년밖에 남지 않았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수영#황선우#항저우#실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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