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기관, 9월 4.2조 순매도…삼성전자만 1.3조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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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1일 0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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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깃발 모습. 2020.1.1/뉴스1 © News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깃발 모습. 2020.1.1/뉴스1 © News1
코스피가 지난해 3월 ‘코로나 폭락장’ 이후 1년6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기관의 강한 매도세가 하락을 더 부추겼던 것으로 파악됐다. 매도량을 줄였던 연기금도 다시 매물을 늘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한달간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4조196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1조987억원, 개인이 2조7430억원 어치를 사들였지만 기관의 매도세가 더 강했다.

국민연금을 위시한 연기금의 매도량이 늘어난 것도 기관 순매도 증가에 영향을 줬다. 연기금은 9월 한달간 1조6809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4월 이후 최대 물량이다.

기관이 강한 매도세를 보이는 이유는 한국은행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올해 추가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간 증시 활황을 이끌었던 ‘유동성 잔치’가 마무리될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시 연방준비제도(Fed)가 11월부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유동성이 줄면서 국내 증시가 ‘고점’을 통과하는 ‘피크아웃’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10월에도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과 이에 따른 금리 상승, 중국 경제 정책 우려 등이 시장을 억누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식시장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면서 “유동성이 긴축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기관이 연말을 앞두고 본격적인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기관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다. 기관은 9월 한달간 삼성전자를 1조3499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9월 한달간 외국인이 1조176억원, 개인이 3247억원을 사들였지만 기관의 순매도로 인해 월 초 대비 3.52% 하락했다.

우정사업본부의 1조원 규모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이 나왔던 카카오뱅크가 기관 순매도 2위에 올랐다. 카카오뱅크의 9월 기관 순매도는 7436억원 규모였다.

규제 우려가 증폭되며 낙폭이 컸던 네이버와 카카오도 기관은 적극적으로 내다팔았다. 네이버는 4931억원, 카카오는 4641억원의 순매도를 각각 기록했다.

물론 기관이 사들인 종목도 있다. 상장 1개월이 지나면서 ‘보호예수’ 해제로 매물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를 샀던 크래프톤을 기관은 오히려 5731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9월 한달간 기관 순매수 1위다.

지난 17일 신규 상장한 현대중공업도 기관은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총 2377억원의 순매수다. 대한항공(1775억원)과 SK이노베이션(1362억원), 에쓰오일(1315억원) 등도 기관의 순매수 상위권을 나란히 차지했다.

오는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이 본격 전환되면서 경기회복 관련 종목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등 기술성장주를 내다팔고 조선, 항공, 정유 등 경기민감주를 사들인 형국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 방역정책 시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경우 그간 ‘거리두기’ 자체로 피해가 컸던 업종인 면세점(호텔/레저), 카지노(호텔/레저), 항공(운송), 엔터(미디어, 교육) 등이 빠르게 회복될 전망”이라면서 “아울러 화장품/의류, 호텔/레저, 필수소비재(외식업 종목) 등도 거리두기 완화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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