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서 천연염색 체험… 양봉 교육 받고 텃밭도 가꾸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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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조성된 관악도시농업공원, 11개 도시농업프로그램 개설 운영
전문강사와 함께하는 천연염색… 이론과 실전 전과정 몸으로 익혀
텃밭에선 농사법도 배울수 있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관악도시농업공원에서 천연염색 체험활동에 참여한 주민이 강사와 함께 염색이 끝난 스카프를 햇볕에 말리고 있다. 관악구 제공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관악도시농업공원에서 천연염색 체험활동에 참여한 주민이 강사와 함께 염색이 끝난 스카프를 햇볕에 말리고 있다. 관악구 제공
“염색된 스카프가 꼭 주인 닮았네. 얘 무늬는 동그랗고 쟤는 길쭉한 게.”

“스카프가 염색물 위로 고개를 쳐들면 푹 눌러줘야 돼요. 그래야 염색이 잘됩니다.”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관악도시농업공원 마당.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 아래 꼭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알록달록한 스카프들이 휘날리고 있다. 이날은 ‘조선팔도 트렌드 오방색 염색(천연염색) 체험활동’이 이뤄졌다.

○ 도심 농업공원에서 이색 천연염색 체험
이날 프로그램은 전문강사와 함께 텐셀 섬유로 된 흰 스카프를 소목(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으로 천연염색하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이론 수업을 들은 뒤 고무줄로 스카프를 묶어 무늬를 만드는 홀치기 작업부터 염색이 잘되도록 미리 하는 매염 작업, 물을 들인 뒤 헹구고 말리는 작업까지, 천연염색의 전 과정을 체험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장년의 수강생들은 이론 자료를 사진으로 찍어 기록하고, 강사에게 쉼 없이 질문을 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번에 20명 안팎의 수강생이 참여했지만 이날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인원을 제한해 5명만 수업에 들어왔다.

동작구에서 온 장모 씨(59)는 “코로나19 때문에 외출도 자주 못 하고 집에만 있으니까, 답답할까봐 딸이 대신 신청해 줬다”면서 “이전에도 쪽염색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어릴 적 시골에서 봉숭아 물 들인 기억도 나고 좋았다”며 흥겨워했다.

성동구에서 온 박모 씨(60)는 “최근 정년퇴직을 해 취미활동 기회를 찾다가 우연찮게 알게 돼 신청했다”며 “서울에는 이런 체험을 할 곳이 잘 없는데,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나중에 시골 고향에서 시도해 보려고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 도심에서 텃밭·양봉·작물재배까지 체험

관악도시농업공원(관악구 광신길 140·면적 1만5000m²)은 시민들이 도시에서도 경작 및 농업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2019년 테마공원 형태로 조성됐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도시 생활에 지친 주민들에게 자연을 이용한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곳”이라고 말했다. 공원은 △텃밭 △논경작체험원 △식물원 △약초원 △허브·억새·매화원 △유아자연배움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강의실과 양봉교육장 등이 있는 관악도시농업센터가 공원 안에 있다. 이 밖에 각종 씨앗을 전시·대출해주는 씨앗도서관과 작물들을 전시하는 전시온실 등 전시공간도 마련돼 있다.

국내 최초로 도시농업상담사를 채용해 분양텃밭을 가꾸는 시민들에게 농사법을 직접 가르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텃밭놀이터, 유아용 양봉 체험(우리는 꿀벌친구), 가을작물 재배교실, 천연염색 등 도시농업 프로그램만 11개를 개설해 운영해 왔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되거나 소정의 재료비를 받고 진행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천연염색 체험활동을 비롯해 방향제 만들기, 막걸리 만들기, 베이킹, 벌꿀을 이용한 천연 화장품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접수하며, 문의는 전화로 하면 된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관악도시농업공원#도시농업프로그램#천연염색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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