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조성된 관악도시농업공원, 11개 도시농업프로그램 개설 운영
전문강사와 함께하는 천연염색… 이론과 실전 전과정 몸으로 익혀
텃밭에선 농사법도 배울수 있어
“염색된 스카프가 꼭 주인 닮았네. 얘 무늬는 동그랗고 쟤는 길쭉한 게.”
“스카프가 염색물 위로 고개를 쳐들면 푹 눌러줘야 돼요. 그래야 염색이 잘됩니다.”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관악도시농업공원 마당.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 아래 꼭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알록달록한 스카프들이 휘날리고 있다. 이날은 ‘조선팔도 트렌드 오방색 염색(천연염색) 체험활동’이 이뤄졌다.
○ 도심 농업공원에서 이색 천연염색 체험
이날 프로그램은 전문강사와 함께 텐셀 섬유로 된 흰 스카프를 소목(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으로 천연염색하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이론 수업을 들은 뒤 고무줄로 스카프를 묶어 무늬를 만드는 홀치기 작업부터 염색이 잘되도록 미리 하는 매염 작업, 물을 들인 뒤 헹구고 말리는 작업까지, 천연염색의 전 과정을 체험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장년의 수강생들은 이론 자료를 사진으로 찍어 기록하고, 강사에게 쉼 없이 질문을 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번에 20명 안팎의 수강생이 참여했지만 이날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인원을 제한해 5명만 수업에 들어왔다.
동작구에서 온 장모 씨(59)는 “코로나19 때문에 외출도 자주 못 하고 집에만 있으니까, 답답할까봐 딸이 대신 신청해 줬다”면서 “이전에도 쪽염색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어릴 적 시골에서 봉숭아 물 들인 기억도 나고 좋았다”며 흥겨워했다.
성동구에서 온 박모 씨(60)는 “최근 정년퇴직을 해 취미활동 기회를 찾다가 우연찮게 알게 돼 신청했다”며 “서울에는 이런 체험을 할 곳이 잘 없는데,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나중에 시골 고향에서 시도해 보려고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 도심에서 텃밭·양봉·작물재배까지 체험
관악도시농업공원(관악구 광신길 140·면적 1만5000m²)은 시민들이 도시에서도 경작 및 농업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2019년 테마공원 형태로 조성됐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도시 생활에 지친 주민들에게 자연을 이용한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곳”이라고 말했다. 공원은 △텃밭 △논경작체험원 △식물원 △약초원 △허브·억새·매화원 △유아자연배움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강의실과 양봉교육장 등이 있는 관악도시농업센터가 공원 안에 있다. 이 밖에 각종 씨앗을 전시·대출해주는 씨앗도서관과 작물들을 전시하는 전시온실 등 전시공간도 마련돼 있다.
국내 최초로 도시농업상담사를 채용해 분양텃밭을 가꾸는 시민들에게 농사법을 직접 가르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텃밭놀이터, 유아용 양봉 체험(우리는 꿀벌친구), 가을작물 재배교실, 천연염색 등 도시농업 프로그램만 11개를 개설해 운영해 왔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되거나 소정의 재료비를 받고 진행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천연염색 체험활동을 비롯해 방향제 만들기, 막걸리 만들기, 베이킹, 벌꿀을 이용한 천연 화장품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접수하며, 문의는 전화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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