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듀오’ 보유한 한화 아이러니…팬들 “제발 이기지마” 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30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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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민우(왼쪽)와 킹험.
한화 김민우(왼쪽)와 킹험.
프로야구 최하위 한화에는 어느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는 ‘원투 펀치’가 있다. 오른손 선발 듀오 김민우와 킹험이 주인공이다. 올 시즌 한화의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한 두 선수는 김민우(26)가 11승(9패 평균자책점 4.28), 킹험(30)이 10승(5패 평균자책점 2.99)을 거둘 정도로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다.

전력이 약한 팀에서 투수로 10승을 거두기 어렵다. 한화가 최하위를 기록했던 2012년 당시 팀의 에이스던 류현진(34·토론토)도 평균자책점 2.66 삼진 210개를 잡는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쳤지만 9승(9패)에 그쳤다. 시즌 종료까지 20여 경기가 남아 이들의 승수는 더 쌓일 가능성이 높다.

최하위 팀 10승 듀오는 KBO리그에서도 4번 밖에 없는 희귀한 기록이다. 1990년 OB(현 두산)의 김동현, 김상진(이상 10승) 이후로 1998년 문동환(12승), 주형광(10승·이상 롯데), 2001년 손민한(15승), 박지철(13승·이상 롯데), 2009년 류현진(13승), 안영명(11승·이상 한화)이다. 지난시즌 후 베테랑들을 내보내며 리빌딩에 돌입한 한화로서는 토종을 포함해 2명의 10승 투수를 얻은 건 호재다.

한화는 29일 현재 최근 10경기에서 5승 1무 4패로 선전하며 44승 9무 69패(승률 0.389)를 기록해 9위 KIA(44승 6무 65패·승률 0.404·최근 10경기 4승 6패)와 승차가 좁혀지고 있다. 요원해보였던 탈 꼴찌도 가시권이다.

내년부터 신인 전면 드래프트가 치러져 올해 최하위에 그치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는다. 1학년 때부터 시속 150km의 공을 던진 덕수고 우완 심준석(17)이 가장 유력한 1순위로 점쳐진다.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 문동주(1차), 박준영(2차 1순위·이상 18) ‘150km 듀오’를 얻은 한화로서는 심준석까지 품으면 리빌딩에도 상당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에게 팬들이 “제발 이기지 말라”는 내용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내는 등 ‘웃픈’ 일도 벌어지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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