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회사 임대주택 몰수해 공유’ 獨주민투표 과반 찬성

조종엽 기자 입력 2021-09-28 03:00수정 2021-09-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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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주택 임대료 급등에 투표… 3000채 이상 보유땐 매각 강제도
실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뉴욕선 건물 내부에 가벽 설치… ‘아파트 쪼개기’ 합법화안 의회 제출
독일 수도 베를린과 미국 뉴욕 등에서 심각한 주거난을 해결하겠다며 임대주택 몰수나 ‘아파트 쪼개기’ 등의 극단적인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도이체보넨’ 등 대형 부동산회사 10곳가량이 보유한 베를린의 임대주택 20만 채를 몰수해 공유화하도록 시 정부에 촉구하는 방안을 놓고 26일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방안에는 3000채 이상을 보유한 민간 부동산회사는 보유 주택을 헐값에 공공기관에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DW는 이날 개표가 27%가량 진행된 가운데 주민 56.9%가 찬성해 반대(39.0%)보다 크게 높았다고 전했다.

이런 방안이 투표에 부쳐진 건 베를린의 주택 임대료가 치솟은 탓이다. 주택 임대료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베를린 시내 임대료는 신규 계약 기준 2013∼2019년 27% 올랐다. 인구 유입으로 주택 수요가 급증했는데도 공급이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방안이 최종 가결돼도 임대주택 몰수가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DW는 분석했다. 가결돼도 곧바로 몰수 법률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26일 함께 진행된 시의회 선거 결과 새로 구성되는 시 정부가 관련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독일 헌법은 토지 국유화를 위한 공적 소유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정해놨지만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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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집세가 높기로 유명한 뉴욕에서는 건물 내부에 가벽을 설치해 집을 여러 개로 쪼개는 이른바 ‘플렉스 아파트(flex apartments)’ 합법화 법안이 시 의회에 제출됐다고 27일 뉴욕포스트가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이미 뉴욕에서는 불법 가벽을 세워 방 개수를 늘리는 아파트 쪼개기가 성행하고 있다. 세입자는 월세 부담을 줄이고, 집 주인은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시 빌딩국은 2019년 약 59m² 넓이 아파트를 쪽방 11개로 쪼갠 소유주를 적발해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법안을 제출한 벤 칼로스 시의원은 “가벽 설치로 월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데도 불법으로 보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파트 쪼개기가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인명 피해를 키운다는 우려가 나온다. 2005년 뉴욕 소방관 2명이 화재 진압 도중 사망한 원인으로 가벽이 지목되기도 했다. 뉴욕 소방국은 “불법 개조는 위기 시 탈출을 방해한다”며 가벽 설치 합법화에 반대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주택난#베를린#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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