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종군위안부서 ‘종군’떼… 軍관여 흐리려는것”

도쿄=박형준 특파원 입력 2021-09-28 03:00수정 2021-09-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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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위안부 연구 권위자 요시미 요시아키 교수 인터뷰
“日정부, 극우 의원 주장 받아들여 교과서에 틀린 사실 싣게 만들어
일본군 위안부 동원 강제성 인정한 고노담화 무력화하기 위한 것”
요시미 요시아키 주오대 명예교수는 본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종군 위안부’ 대신 ‘위안부’라는 용어를 확산시켜 “결국 고노담화를 무력화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요시미 교수 제공
“‘종군(從軍)’이란 단어를 없애 군과 위안부의 관계를 모호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일본군 위안부 연구의 권위자인 요시미 요시아키(吉見義明·75) 주오대 명예교수는 17일 본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일본 우익 세력이 ‘종군 위안부’란 용어를 부정하고 ‘위안부’로 부르려는 이유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그는 상학(商學)부 교수였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자료를 모았다. 1992년 일본 방위청(현 방위성) 방위연구소 도서관에서 일본군이 위안부 문제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담긴 공문서 6점을 발견해 아사히신문에 제보하기도 했다. 그의 제보는 1993년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앞서 4월 16일 극우 성향의 바바 노부유키(馬場伸幸) 일본유신회 중의원 의원은 “‘종군 위안부’란 용어에 군에 의한 강제연행 이미지가 녹아 있어 ‘위안부’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부에 공식 질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요시미 교수는 “오해다. ‘종군’이라는 용어에 ‘군에 의한 강제연행’이란 의미는 애초부터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쟁 때 ‘종군 위안부’라는 용어는 사용되지 않았다. 군의 공문서에는 ‘군 위안소 종업부(從業婦)’라는 단어가 사용됐다”며 “‘군 위안부’ 혹은 ‘일본군 위안부’가 가장 정확한 단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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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4월 27일 각의(국무회의)에서 바바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답변서를 채택했다. 또 문부과학성이 2014년 1월 교과서 검정 기준을 개정하며 ‘근현대사 사안을 기술할 때 정부 견해를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에 기초해 일본 교과서에서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을 수정하게끔 했다. 요시미 교수는 “특정 정권이 결정한 사안이 객관적인 사실과 다르더라도, 그 사안을 교과서에 실어야 한다. ‘종군 위안부’ 용어와 관련해 정부의 결정이 틀렸지만, 그 틀린 사실을 교과서에 실어야 하는 터무니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고 한탄했다.

바바 의원의 질의, 보름도 안 돼 나온 정부의 공식 답변, 그리고 교과서 수정 등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요시미 교수는 “고노담화를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고노담화는 위안부를 연행할 때, 위안소 설치와 운영 때 일본군의 관여가 있었다는 것을 명백히 인정하고 있다”며 “고노담화는 국제약속이기에 일본 정부는 ‘계승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 하는 행동은 내용을 전부 뒤엎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탄광 노동자 등에 대해 ‘강제연행’이 아니라 ‘징용’이란 표현을 써야 한다는 바바 의원의 질의도 받아들였다. 요시미 교수는 “조선반도 등지의 노동자들이 강제연행됐다는 것은 지금까지 역사 연구에서 거의 확정됐다. 극히 소수는 자신의 의지로 일본에 온 노동자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대부분은 강제연행됐다는 게 여러 연구의 결론”이라고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요시미 요시아키 주오대 명예교수#일본#종군 위안부#위안부#고노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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