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북제재 위반 선박 적발…北, 외교관 동원해 무기개발 자금 조달”

이은택기자 입력 2021-09-26 22:48수정 2021-09-2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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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군이 동중국해에서 유엔의 대북(對北) 제재를 위반한 선박을 여러 차례 적발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2006년 10월 핵실험을 강행한 이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에 대한 광물, 사치품, 무기 등의 수출입을 금지하는 제재 조치를 내렸다. 영국 재무부는 해외에 주재하는 북한 외교관들이 대량살상무기(WMD) 제조를 위한 자금 조달에 동원됐다고 분석했다.

26일(현지 시간) 영국 국방부는 “동중국해에서 초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영국 해군 항공모함 타격단 소속 호위함 HMS리치몬드가 유엔 제재를 위반한 선박들을 적발하고 그 증거를 모아 유엔에 넘겼다”고 밝혔다. 또 HMS리치몬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유엔의 제재를 지원하기 위해 작전을 수행해왔다고 밝혔다. 영국 해군이 동중국해에서 대북 제재 위반 선박을 찾아낸 것은 2019년 이후 2년 만이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대량살상무기를 확보하려는 북한의 야욕은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고 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HMS리치몬드의 임무 수행이 북한의 야욕을 좌절시켰다”고 덧붙였다.

영국 국방부는 어느 나라 국적의 선박이 적발됐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유엔 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국적의 선박 여러 척을 찾아냈다”고만 밝혔다. 최근 영국 해군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해군 등과 합동훈련도 실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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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이 선적(船籍)을 위조해 유엔 제재를 피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로이터는 “영국이 적발한 선박들은 북한에 판매가 금지된 석탄, 석유 등을 운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26일 보도했다.

영국 재무부는 앞서 23일 공개한 ‘확산금융 국가위험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이 대량살상무기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확산금융은 대량살상무기를 제조, 취득, 보유,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 주재하는 북한 외교관들은 통상적인 외교 업무가 아닌 다른 활동을 통해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재무부는 이들이 외교행낭을 통해 현금이나 물품 등을 북한으로 들여보낸다고 밝혔다. 외교행낭은 다른 국가가 함부로 열어볼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제재 회피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유엔 제재에 따라 북한으로의 명품(名品) 수출이 금지돼 있지만 재무부 보고서는 북한 외교관들이 해외에서 명품을 구입해 북한으로 밀반입한다고도 분석했다. 이를 북한 내 부유층에게 재판매하고 그 수익을 북한 정권의 무기 개발 자금으로 쓴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영국이 북한의 사치품 공급처가 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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