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 1주기…친형 “아직 장례식도 못 치러”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9-23 11:02수정 2021-09-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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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진 씨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해 9월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눈을 감은지 1년이 지났다.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 씨는 “실종 1년이 넘는 상황이지만 장례식도 못 치르고 있다”면서 “정부는 매번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씨는 22일 페이스북에 “동생의 1주기 준비를 간소하게 했다”면서 추모상 사진을 올렸다. 추모상에는 생선 구이, 사과, 송편 등의 음식이 놓였다. 이 씨의 동생인 A 씨는 지난해 9월 22일 서해 최북단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게 피살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인권운동가 출신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A 씨의 유족들은 사건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 A 씨의 추모식에 참석한 하 의원은 “정부가 유족의 정보 공개 요청을 거부하면서 현재까지 A 씨가 실종자 신분이기 때문”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하 의원은 “정부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사건 당일 북한군과의 통신 기록 등을 제출하라는 법원의 요청까지 외면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는 황당한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화는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우리 국민이 북한군의 총에 비참하게 죽었는데도 침묵하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 굴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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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아직도 변명만 늘어놓고 있으니 천불이 난다”며 “이 사건을 다루는 정부는 말과 행동의 부조화에 부끄럽지도 않은가보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너무나 조촐하게 추모하게 만든 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변명 일관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은 월북 정황에 관한 수사, 못 찾은 시신 등을 이유로 아직 A 씨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A 씨의 아내는 채널A와 인터뷰에서 “(고3 아들은) 육군사관학교 가는 게 꿈이었다”며 “그런데 군인은 월북자 가족이 있으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북자라는 오명에서 끝난 게 아니라 내 아들의 미래를 꺾어버렸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A 씨 아들의 손 편지를 받고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며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답장했다. 또한 “아드님과 어린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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