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건보혜택 60대 중국인… 본인 치료비 부담은 3억 그쳐

이지윤 기자 , 조건희 기자 입력 2021-09-23 03:00수정 2021-09-23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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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말 외국인 건보 가입 122만명
건보급여 상위 10명 중 7명 중국인… 외국인 건보 재정수지 흑자에도
일부 고액 수령 논란 이어지자… 가입 요건은 점차 강화 추세
한국에서 혈우병 치료를 받은 60대 중국인 A 씨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총 진료비가 32억9502만 원 나왔다. 하지만 A 씨가 실제 의료기관에 낸 돈은 10% 수준인 3억3201만 원에 그쳤다. A 씨 가족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라 피부양자 자격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A 씨 치료비로 지금까지 29억6301만 원을 부담했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의원(무소속)이 건보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A 씨와 같은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지급된 건보 부담금은 3조6621억 원에 달했다. A 씨는 이 기간 가장 많은 건보 급여를 받은 외국인이었다.

○ 122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가입자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7월 말 현재 121만9520명으로 집계됐다. 재외국민을 제외한 순수 외국인 가입자 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가입자 수가 매년 늘고 있다.

A 씨 다음으로 많은 급여를 받은 외국인은 10대 중국인 B 씨로 스핑고리피드증(대사 관련 질환)을 앓고 있었다. 건보공단은 2017∼2021년 B 씨의 병원비 12억7499만 원 가운데 12억60만 원을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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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가운데 건강보험 급여 지급액이 많았던 10명을 분석한 결과 7명이 중국인이었다. 러시아, 미국, 네팔 국적자가 한 명씩 있었다. 출국 등의 이유로 현재 건강보험 미가입 상태인 사람은 10명 중 3명이었는데 보험 가입 기간이 짧으면 2년, 길어도 6년에 그쳤다. 이 의원은 “몇 년 동안만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은 내국인과 동일한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더라도 결국엔 ‘무임승차’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체 외국인 가입자로 따져 보면 이들이 내는 보험료가 실제 받는 혜택보다 많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18년 외국인 가입자 한 명이 낸 보험료는 106만8186원이었으나, 이들이 건보공단에서 받아간 보험 급여는 1인당 82만389원이었다. 그해 외국인 가입자의 건보 재정수지 역시 2346억 원 흑자였다. 전체 외국인 가입자가 아닌 일부 ‘고액 수령자’가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 이유다.

○ 반복되는 외국인 고액 수령 논란

이런 논란 탓에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 요건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건보공단은 2019년 7월 외국인·재외국민 건강보험 당연 가입제도를 시행했다. 기존에는 한국 체류 기간이 3개월이 넘어가면 본인 필요에 따라 지역가입자로 가입하도록 했으나, 이때부터는 체류 6개월이 지나면 의무 가입하도록 했다.

외국인 가입자는 가구원 범위도 내국인보다 좁게 적용된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만 피부양자 가입이 가능하다. 나머지 가족은 별도의 지역가입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다만 직장에서 가입하는 직장가입자는 외국인이라도 피부양자 가입 범위가 내국인과 동일하다.

외국인 직장가입자 한 명의 피부양자 수는 내국인의 절반 수준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6월 현재 직장가입자 한 명당 피부양자는 내국인 0.99명, 외국인 0.41명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가족 없이 홀몸으로 한국에 근무하러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중국인#건보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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