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잇단 구애에도 마음 안 여는 ‘MZ세대 여성’에 고심

뉴스1 입력 2021-09-18 05:43수정 2021-09-18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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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용산 전자랜드 내 숙명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사업단에서 열린 여성청년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8.2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경선 1차 슈퍼위크에서 과반을 득표하며 대세론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재명 후보에게도 아픈 손가락이 있다. 바로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 청년층의 지지율이다.

지난 19대 대선 때만 해도 이 후보는 거침 없는 사이다 발언과 공식 석상에서 운동화를 신고 나오는 등의 자유 분방한 모습으로 청년층, 특히 젊은 남성들에게서 인기를 끌었다. 청년들의 관심은 당시 ‘변방의 장수’였던 그를 단숨에 대선주자 빅3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과거의 영광이 무색하게도 최근 이 후보를 향한 청년들의 시선은 차갑다. 청년 세대의 정부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기도 하지만,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누적된 이미지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반대 세력과는 끝까지 싸워서 자신의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으로 ‘한다면 한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반대로 ‘거칠다, 무섭다’는 부정적 이미지라는 숙제 또한 안고 있다. 이는 청년 여성들이 이 후보를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9일 내놓은 9월2주차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27.0%의 지지율로 전체 1위를 달렸지만, 청년 여성층에게선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다. 20대 여성들은 16.1%만 이재명 후보를 선호해 경쟁 주자인 이낙연 후보(27.4%)에 비해 크게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30대 여성들 사이에선 이낙연(36.2%)·윤석열(20.4%) 후보에 밀려 이재명 후보(19.4%)는 3위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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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출마선언 후 자신의 약점인 ‘MZ세대 여성’을 공략하기 위해 꾸준히 애를 써왔다. 그는 제1공약인 ‘전환적 공정성장’과 자신의 핵심 정책 브랜드인 기본시리즈(소득·주택·금융) 공약에 이어 5번째, 6번째 공약으로 ‘청년공약’과 ‘성평등 공약’을 발표했다. 출산휴가·육아휴직 자동등록제,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죄 폐지, 여성 청소년 생리대 구입비 지급 등 청년 여성들에게 친화적인 공약들이다. 그뿐 아니라 여성 인권 전문가인 권인숙 의원을 영입해 성평등 문제와 여성 정책을 전담하는 조직인 ‘여성미래본부’를 출범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성평등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1.8.16/뉴스1 © News1

그럼에도 2030 여성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캠프 내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40·50대는 여권 지지층, 60대·70대 이상은 야권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정파성이 옅은 20·30대는 대권을 좌우하는 ‘스윙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이대남’ 등 청년 남성들이 정부 여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여성들의 표심 확보가 본선 승리를 위한 주요 과제가 되는 셈이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여성 청년들의 마음을 돌릴 특단의 조치는 사실 없고 결국은 정공법밖에 없다”면서도 “약속한 건 해내는 ‘실천력’이 후보의 비전과 함께 홍보된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유의미한 지지율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프 전략 쪽에선 이재명 후보의 ‘거친’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이 후보의 ‘여성성’을 부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의 한 여성 관계자는 “이 후보가 물론 윤석열 후보처럼 전형적인 ‘마초’ 이미지는 아니지만, 성과를 중시한다는 게 ‘남성적 성취’의 틀에 있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이 후보의 섬세한 면모 등 아직 보여주지 못한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캠프는 최근 ‘여성·청년 친화적’으로 선거 전략을 기획하기 위한 후보 직속 기획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전략통’ 이근형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단장을 맡았는데, 기획위원 10명 중 2명이 2030 여성이다. 남성중심의 정치문화를 탈피하고 MZ세대의 시각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기획단 핵심 관계자는 “후보의 따뜻한 정책 뿐 아니라, 인간적 면모·문제의식에서의 따뜻한 측면을 부각시켜서 캐쥬얼(casual)한 접근을 시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프 청년본부 관계자는 “2030의 특징은 무당층이 많고, 정치에 효능감을 가졌던 경험이 적다는 것”이라면서 “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만한 이슈를 다뤄야 한다고 제안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차별금지법, 국민연금 개혁 같은 이슈들을 (후보가) 주도해 간다면, 청년 세대가 관심을 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16일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 “차별금지법은 제정하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전날(17일) 호남으로 내려간 이 후보는 18일에는 배우자인 김혜경씨와 함께 미혼모 시설인 광주 엔젤하우스를 찾는다. 지난 3일 대구에서도 미혼모 자립 지원 기업을 찾은 바 있는 김씨는 평소 한부모 가정의 처우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 시작 후 이 후보가 김씨와 공개 일정을 소화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이 또한 여성 청년 표심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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