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이준석 “반공이념 버리고 정치개혁으로 대선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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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17일 1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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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9.17/뉴스1 © News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9.17/뉴스1 © News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현 정권과 여당의 독주와 오만을 막아내는 동시에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인천에 병력을 상륙시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자세로 불가역적인 정치개혁을 완성해 대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을 심판하는 공적 사유를 차치하고, 이기적인 관점에서라도 대선 승리 외에는 제가 더 성장하기 위한 다른 정치적 지향이 있을 수 없다”며 정권교체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반공 이데올로기로 선거 임할 생각 없다…발상 전환 해야”

이 대표가 제시한 ‘대선 승리 공식’은 발상의 전환이다. 그는 한 시간 가량 이어진 기자회견 내내 기성 보수정당이 고집했던 반공 이념과 강성보수 이미지로는 정치개혁도, 정권교체도 불가능하다는 경각심을 울렸다.

이 대표는 “우리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떨쳐내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며 “젊은 층이 주력 지지층이 된 우리 당은 자유롭게 중간 결과물을 공유하고, 자발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오픈 소스 문화’, 지지자들이 집단지성으로 만들어가는 선거문화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튜브의 확증편향 알고리즘을 언급하면서 “‘통합만 하면 이긴다’, ‘내 주변에는 문재인 좋아하는 사람 없다’, ‘부정선거를 심판하라’ 이런 비과학적이고 주술적인 언어로 선거를 바라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정권교체는 요원해진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추진했던 ‘공직후보자 기초자격시험’이 당내 반발에 부딪혔던 점도 스스럼없이 털어놨다. 그러면서 “세상은 바뀌고 있는데 정치권만 뒤처지고 있다는 것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우리 언어는 공유와 참여, 개방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유통기한이 다 되어가는 반공 이데올로기와 산업화에 대한 전체주의적 향수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과거 전략으로 선거에 임하지 않겠다”며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 국민을 바라보면서 당의 노선을 정렬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내년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결정권자’로 청년층을 지목했다.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30세대가 보여줬던 열렬한 지지는 아직 견고하지 않다”며 “4번의 선거 패배 이후 한 번 이겼다고 저희가 자만하고, 변화와 개혁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면 젊은 세대는 언제든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실제 서울·부산 재보궐선거에서 젊은 층 투표율은 40%를 기록했고, 출구조사 결과 일부 집단에서는 72.5% 지지율이 나왔다는 분석이 있다”며 “혹시 상대당 지지층이 (민주당에) 실망해서 투표장에 나오지 않고, 우리당 지지층만 나온 투표율인지, 이런 것도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김기현 원내대표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1.9.17/뉴스1 © News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김기현 원내대표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1.9.17/뉴스1 © News1

◇“박지원 ‘협박성 발언’ 매우 유감…安, 합당 생각 있으면 연락 달라”

이 대표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부동산 의혹 의원 처분, 고발 사주 의혹, 국민의당 합당 등 당내 현안에 대해서는 ‘정공법’을 통한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서 ‘고의·중과실 추정조항’을 삭제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통 큰 합의를 해준 것에 사의를 표한다”고 환영했다.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열람중단청구권 등은 과거 지면뉴스가 유통되던 시기의 방식으로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는 대안이 아니다”라며 “그 조항까지 덜낼 것을 천명한다면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 합의 처리 가능성이 열리지 않겠나”고 했다.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서는 박지원 국정원장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국민의힘 ‘공모설’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박 원장이 해명인지 모르겠지만 협박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매우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다소 억울함이 있더라도 국회 정보위원회 등 다른 경로가 아닌 언론을 통해 우리 당 후보자에 대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믿기 어렵고, 오히려 다른 의구심만 자아내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고발 사주 의혹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권 이후 김태호 수사관의 제보, 신재민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제보 등 여러 번의 경험이 있다”며 “(고발장이) 검찰에서 나온 문건이라는 것을 (제보 당시) 인지할 수 없었다면, 저희 입장에서는 다른 행정기관에서 들어온 제보와 비슷한 절차로 처분할 수 밖에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으로 탈당 요구를 받은 의원들의 처분 문제 대해서는 “민주당은 권익위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국민의힘은 8명 의원에 대해 원문을 공개한 상태”라며 신속하고 투명하게 조처한 점을 강조했다. 이어 “추석 연휴 중으로 훌륭한 분을 선임해 (제명을 위한) 당 윤리위원회 구성을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재협상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공언했던 것처럼 정권교체에 있어서 같은 방향으로 가는 길 속에서 저희가 잠시 떨어져 있는 것이길 바란다”며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당이 스스로를 ‘연립정당’이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신뢰관계가 형성하면서 대선에 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전날(16일) 대선 출마 의지를 시사한 안철수 대표를 향해 “제가 먼저 다시 제안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혹시 합당 생각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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