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끈 달군 애마부인-변강쇠, 에로에 가린 해학-풍자 느껴보세요

손효주 기자 입력 2021-09-17 03:00수정 2021-09-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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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29일 이례적 에로물 재개봉
“은유적 性 표현 등 재미 쏠쏠”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29일 재개봉하는 1980년대 에로영화 대표작 ‘애마부인’. 콘텐츠존 제공
1980년대 한국 영화들에선 노출 경쟁이 일었다. 군부정권 시절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시행되던 ‘3S 정책’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영화 제작 의욕상실증’의 결과물이라거나 ‘얄팍한 흥미 영화’라는 비판을 샀다. 이런 에로영화 중에서도 상징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애마부인’(1982년)과 ‘변강쇠’(1986년)가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29일 CGV에서 재개봉한다.

CGV는 올해 3월부터 ‘시그니처K’ 상영관을 통해 한국영화를 재개봉하고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 ‘공동경비구역 JSA’ 등 과거 화제를 모았던 영화들을 다시 선보이고 있는 것. 다양한 테마를 잡아 재개봉작을 선보였지만 이번처럼 에로물을 재개봉하는 건 이례적이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한국영화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1980년대 에로영화는 빼놓을 수 없다”며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인 만큼 영화를 보는 동시에 그 시대 자체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두 작품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애마부인’과 ‘변강쇠’는 이른바 ‘벗는 영화’로 비판받았지만 당시 호평도 없진 않았다. 애마부인은 외도를 일삼다 범죄를 저지른 남편이 감옥에 가자 남편을 기다리던 끝에 자유롭게 연애를 하는 여성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나 그 끝이 비극은 아니다. 이 때문에 ‘여성 해방의 기류’를 보여준 영화라거나 ‘여자에게만 강요되는 정조의 개념을 떨쳐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변강쇠’의 스틸컷. 당시 검열을 의식해 영화 속에서 성을 어떤 방식으로 은유했는지를 보는 재미가 있다. 콘텐츠존 제공
‘변강쇠’ 역시 엄격한 유교사회에서 억눌린 성에 대한 갈망을 해학적으로 보여준 토속 에로티시즘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에로물이지만 표현 부분에서는 예술적 요소도 많다”며 “영화 소재나 표현 방식에 온갖 제약을 받던 당시 영화인들이 영화에서 성을 어떤 방식으로 은유했는지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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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두 영화엔 검열을 피하기 위해 성관계 장면을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게 처리하는 등 정부가 에로물 양산 자체는 방관하면서도 세부 검열은 엄격하게 진행하던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 많다. 적나라한 묘사를 피하기 위해 표정과 소리, 음악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돌이 굴러가는 모습, 새떼가 날아가는 모습 등 기발한 장면으로 은유한 부분도 관람 포인트다.

두 영화엔 당시로선 파격적인 수위의 노출 장면이 들어가지만, 요즘 기준으로 보면 에로물로 분류하기 힘든 수준. 그럼에도 두 영화는 재개봉을 앞두고 또다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두 영화의 리마스터링 작업을 진행한 김남희 콘텐츠존 이사는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소재 탓에 영화 속 은유적 요소도 선정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1980년대에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나이 탓에 보지 못한 분들이 당시의 추억을 가지고 이 작품들을 보면 좋겠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애마부인#변강쇠#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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