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공감 여부 심장에게 물어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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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야기 듣는 사람들은
심박수도 같은 패턴으로 뛰어
집중할수록 동기화도 잘돼
뇌와 신체의 연결관계 증명

라이브 공연에 참가한 사람들이나 한자리에서 함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대체로 음악의 비트 또는 이야기 전개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심장 박동수가 유사한 패턴으로 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지 않더라도 같은 이야기를 들을 때 사람들 사이에 심장 박동 패턴이 유사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파리뇌연구소와 미국 시티칼리지오브뉴욕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14일자(현지 시간)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를 주도한 루커스 파라 시티칼리지오브뉴욕 교수는 “사람들끼리 신체 기능을 동기화하는 현상이 훨씬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사람들의 심박수가 동기화하는 데 뇌의 인지력과 주의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네 종류의 실험을 연속으로 진행했다. 먼저 실험 참가자에게 ‘해저 2만 리’를 오디오북으로 들려주고 심전도를 측정한 결과 이야기에서 일어난 사건에 따라 심박수가 서로 같은 패턴을 보였다.

두 번째 실험에서 감정 변화가 크지 않은 짧은 교육용 비디오를 보여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비디오를 다시 보여주면서 머리로 숫자를 거꾸로 세도록 하자 심박수 동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주의력이 심박수 동기화에 중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세 번째 실험에서 짧은 동화를 들려주면서 한 그룹은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그룹은 주의를 산만하게 했더니 집중한 그룹에서 심박수 동기화가 잘 이뤄지면서 동화 속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실험에서 첫 번째 실험과 동일한 실험을 의식에 장애가 있는 환자가 포함된 참가자를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끼리는 심박수 동기화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하코보 시트 파리뇌연구소 연구원은 “뇌의 신호에 심장이 반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뇌와 인체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같은 이야기#심장 박동수#유사한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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