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공식일정 비우고 다음 주 유엔총회 준비 집중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16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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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다자외교의 꽃’으로 불리는 유엔(UN)총회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5회 연속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문 대통령은 이번이 임기 마지막인 만큼 다른 때보다 더 준비에 내실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공식 일정 없이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에서 올린 자료들을 검토하며 오는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공식 일정 없이 유엔총회 준비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각 비서실별 참모들이 올리는 보고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시나리오 등을 최종 조율하고, 유엔총회 기조연설 내용을 막판까지 수정·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글로벌 위기 극복과 포용적 회복을 위한 우리 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강조할 계획이다.

또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와 협력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다만 우리 군의 첫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성공 당일에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위반되는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평화 구축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구상 일부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우리의 미사일 전력 발사 시험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체적인 미사일전력 증강 계획에 따라 예정한 날짜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했지만, 북한이 응수하면서 긴장은 유지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같은 날 밤 문 대통령의 발언들을 문제삼으며 “대통령까지 나서서 (상)대방을 헐뜯고 걸고드는 데 가세한다면 부득이 맞대응 성격의 행동이 뒤따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남관계는 여지없이 완전파괴에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 매사 언동에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수위를 조절하기도 했지만,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같은 상황 변화에 따라 이번 기조연설에서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담아내면서도,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 글로벌 위기 극복과 포용적 회복에 더 중점을 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도 국제사회의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유엔의 연례행사인 ‘SDG(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모먼트’ 연설, 유엔 사무총장 및 각국 정상과의 정상회담 등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오는 19~22일 3박5일 미국 뉴욕과 호놀룰루를 방문한다.

19~21일에는 뉴욕에 머무르며 SDG 모먼트 참석, 베트남·슬로베니아 정상 회담, 유엔 사무총장 면담, 화이자 회장 접견, 미국 ABC 방송 인터뷰 등 일정을 소화한다.

문 대통령은 귀국길인 22일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해 펀치볼 국립묘지 헌화 및 독립유공자 추서식에 참석하고,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 참석하는 것을 끝으로 순방일정을 마무리하고 23일께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 계기에 한미 정상회담은 추진하고 있지 않다”며 “한미 정상 간에는 여러 계기를 통해서 또 협의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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