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업소에서 방역위반 음주땐 형사처벌… 무허가업소에선 수십명 마셔도 과태료만

조응형 기자 입력 2021-09-16 03:00수정 2021-09-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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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코로나 방역지침 허점 서울수서경찰서는 14일 오전 1시경 강남구 역삼동에서 폐업한 노래방을 빌려 무허가 영업을 한 호스트바를 적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상 이 같은 유흥업소는 집합 금지 대상이어서 애초에 영업이 불가능함에도 호스트바에선 38명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다.

명백한 방역수칙 위반이지만 경찰은 업주와 접객원 등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을 뿐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는 입건하지 않았다. 등록된 업소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용객에 대해서도 입건 근거가 없어 강남구청에 위반 사실을 통보하는 데 그쳤다. 이들 이용객은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영업신고가 된 유흥주점이 집합 금지를 위반한 경우 업주와 이용객을 모두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처벌하면서 무허가 업소에 대해선 오히려 약하게 처벌하는 현행 지침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유흥주점, 단란주점, 클럽(나이트) 등 시설 종류를 고시에 규정해두고 이들 시설에 모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용자는 집합 금지 조치 위반으로 형사 고발돼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유흥시설 인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 업소는 유흥시설로 간주되지 않는다.

수서경찰서는 7월에도 역삼동의 한 폐업 노래방에서 무허가 유흥주점 영업을 한 업주와 이용객 11명을 단속해 손님 6명을 입건하려 했으나 “무허가 업소 이용객은 고발 대상이 아닌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는 서울시의 해석에 따라 입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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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찰관은 “이용객들이 단속에 걸려도 형사 입건이 되지 않는다는 허점을 내세워 호객 행위를 하는 무허가 업소가 늘고 있다”고 했다. 손님들에게 “무허가 업소라 형사 처벌은 받지 않는다. 과태료 처분을 받으면 과태료를 대신 내주겠다”며 홍보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허가받은 업소는 비워두고 폐업한 유흥주점이나 노래방을 하루 단위로 빌려 영업하는 곳도 많다”고 귀띔했다.

현행 고시에 무허가 업소 이용객 처벌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관계자는 “무허가 업소 형사 처벌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기준을 폭넓게 적용해 미신고 업소도 형사 고발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합 금지 적용 대상 관련 규정에 ‘무허가 유흥주점’을 추가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 특수판매업체(방문판매, 다단계 등) 관련 방역조치 고시의 경우 적용 대상에 ‘미신고, 미등록 업체’를 포함하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무허가 유흥업소가 증가하고 있어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고시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서울시#코로나 방역지침#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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