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갑질 철퇴’에 소나기 피하자는 카카오, 반성조차 않는 구글

동아일보 입력 2021-09-16 00:00수정 2021-09-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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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을 빚고 있는 카카오가 상생방안을 내놓았다. 카카오는 14일 골목상권에서 손을 떼고 3000억 원의 상생기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자사 시스템을 강요해 과징금까지 부과 받은 구글도 어제 기자설명회를 갖고 한국 정보기술(IT) 업계 기여 전략을 발표했다. 국민 반응은 환영보다 의구심에 가깝다. 비판 여론에 마지못해 내놓은 대책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구글은 반성은커녕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카카오는 꽃 간식 샐러드 등 배달 중개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택시 승객에게 돈을 받는 스마트호출도 폐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칼날을 겨눈 일부 서비스만 대책을 마련해 ‘여론 무마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상공인들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는 수수료 개선책도 보이지 않는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 10년간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자”고 했다. 카카오는 플랫폼의 지배력으로 소상공인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걷고 매년 수십 개씩 계열사를 늘려왔다. 땜질식 대응으로는 기존에 굳어진 성장 방식을 바꾸기 어렵다. 김 의장이 지주회사 관련 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당국의 제재를 앞둔 점도 변화 의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구글은 기자설명회에서 갑질 논란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구글 갑질 방지법’이 시행되고 2000억 원대 과징금 처분을 받고도 개선책을 외면한 것이다. 오히려 과징금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을 위한 구글(google for korea)’이란 제목을 단 설명회였지만, 자신들이 한국에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식의 주장에 그쳤다. 납득하기 어려운 경제 효과로 독점 횡포를 덮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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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플랫폼들은 독점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아 왔다. 그러면서 돈이 될 만하면 업종과 고객을 가리지 않고 몸집을 불려왔다. 독점 폐해에 대한 근본적 반성이 없다면 사회 기여와 상생은 말잔치에 그칠 뿐이다. 카카오는 해외에서 제3의 창업을 하겠다고 나섰고, 구글은 한국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한다. 이들의 진정성 여부는 머지않아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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