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1년 반만에 돌아왔다… 백신 접종 증명-마스크 쓰고 관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5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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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가 돌아왔다. 미국 공연의 메카인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극장과 공연장들이 14일 일제히 문을 열었다. 이날 저녁 극장들이 모여 있는 뉴욕 맨해튼 타임스 스퀘어 주변은 1년 6개월 만에 각종 공연을 보려는 관객들로 붐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라이언 킹’, ‘위키드’, ‘해밀턴’ 등 뮤지컬이 극장에서 관객들을 맞았다. 브로드웨이 실내 공연이 재개된 것은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지 18개월 만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브로드웨이와 뉴욕시의 모든 예술과 문화는 우리 도시의 삶과 에너지, 다양성, 정신을 표현한다. 또 이 도시에서 많은 사람들의 생업이기도 하다”며 “오늘은 뉴욕시의 컴백에 있어 엄청난 밤”이라고 말했다.

이날 타임스 스퀘어에는 당일 공연 중 남은 표 등을 할인해서 파는 TKTS도 오랜만에 관객들을 맞았다. 매표소 앞에는 문을 열기 30분 전부터 줄이 늘어섰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결혼 35주년을 기념해 뉴욕으로 여행 온 에리카와 프레디 부부는 NYT에 “브로드웨이 공연을 경험할 수 있다면 우리는 뭐든지 좋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 했다. 브로드웨이 극장주 등의 협의체인 ‘브로드웨이 리그’ 샬럿 마틴 회장은 “오늘은 브로드웨이에 경이적인 날”이라며 “브로드웨이가 돌아오면, 뉴욕이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타임스 스퀘어의 유명한 붉은 계단 위에는 ‘브로드웨이가 돌아왔다’(Broadway is back)는 간판이 들어섰고, 이를 축하하는 뮤지컬 배우들의 거리 퍼레이드 등이 이어졌다. 뉴욕시 당국에 따르면 최소 30개 이상의 공연이 올 연말까지 재개될 전망이다.

다만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더 커졌다는 점 때문에 공연계는 긴장하고 있다. 이날부터 열린 공연들도 엄격한 방역수칙이 적용된다. 백신 접종 증명서, 또는 음성확인서가 없으면 입장할 수 없고 모든 관객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고 공연을 관람해야 한다.

이처럼 팬데믹이 끝나지 않았고 관광객도 이전보다 훨씬 급감한 상황이라서 브로드웨이의 오픈은 ‘절반의 정상화’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공연계는 이미 1년 반 동안 폐쇄를 이어 온 상황에서 더 이상 문을 닫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브로드웨이 뿐 아니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뉴욕시립발레단, 카네기홀 등 다른 공연 단체나 극장들도 시즌을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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