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울리지 않는’ 교황-헝가리 총리 만나

파리=김윤종 특파원 입력 2021-09-14 03:00수정 2021-09-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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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난민 등 비판해온 교황과 달리
총리는 난민수용 반대 등 ‘극우’
면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 진행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이 12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한 미술관에서 오르반 빅토르 총리와 만나 손을 맞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교황청 제공
12일(현지 시간) 헝가리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85)이 극우 정치인 오르반 빅토르 총리(58)를 만났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전 부다페스트 미술관에서 오르반 총리와 면담을 진행했다. 교황청에서는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외교장관인 폴 갤러거 대주교가 참석했고 헝가리 정부 측에서는 대통령과 부총리가 자리를 함께했다.

2010년 집권한 오르반 총리는 권위주의 통치를 해온 극우 정치인이다. 난민 수용을 반대하고 성소수자 차별법 등을 시행하면서 때때로 반(反)유대주의적 태도도 보였다. 평소 극우 민족주의, 포퓰리즘, 반난민 정책을 비판해온 교황과는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면담은 약 40분간 진행됐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교황청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헝가리 가톨릭교회, 기후변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발표했다. 이념과 정치 성향에서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BBC는 전했다.

오르반 총리는 페이스북에 교황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기독교적 헝가리가 사라지지 않게 해달라고 교황에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무슬림 이민자들로 인해 헝가리의 기독교적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메시지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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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오르반 총리와의 면담 후에 현지 기독교와 유대교 지도자들과 만나 유럽 내 반유대주의 부활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교황은 “(반유대주의는) 불이 붙게 놔둬선 안 되는 도화선 같은 것”이라며 “이것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노력하고 형제애를 고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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