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주 붕괴’ 공사브로커 15억 리베이트 수사

광주=이형주 기자 입력 2021-09-13 03:00수정 2021-09-13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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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도피 90일 만에 귀국해 공항서 체포
문흥식 前회장, 6곳 공사 수주 알선
각각 현금 5000만~5억 원씩 받아
경찰, 자금흐름 추적… 영장 신청
광주 학동4구역 붕괴 참사 직후 해외로 도피했던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이 11일 자진 귀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압송되고 있다. 인천=뉴스1
경찰이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관련 공사 수주를 알선하는 브로커 역할을 한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61)에 대해 공사업체 6곳에서 알선 대가로 약 15억 원을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문 씨는 6월 학동 붕괴 참사 발생 나흘 뒤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90일 만인 11일 귀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2일 문 씨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 씨는 지인인 다른 브로커 이모 씨(73·구속)와 함께 2015∼2019년 건물 철거와 석면 해체, 지장물 철거업체로 선정된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 A건설사, 폐기물처리 업체 B환경 등 업체 6곳에서 각 5000만∼5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문 씨 등은 B환경에는 공사 수주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받은 돈의 일부인 3억5000만 원을 되돌려줬고, 공사에 참여한 나머지 5곳으로부터 11억5000만 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 공사비 115억 원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경찰은 문 씨 등에게 리베이트를 건넨 A건설사 등 3곳을 입찰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 업체는 허위 입찰 회사를 내세우는 짬짜미 방식으로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들은 경찰에 “문 씨를 통해 로비를 하면 각종 공사업체로 선정된다는 소문을 듣고 만나 현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업체들은 공사 현장인 광주 동구 학동의 커피숍 등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문 씨 등을 만나 모두 현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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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문 씨는 “업체에서 받은 돈은 2억여 원이 전부”라며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문 씨는 일부 금품은 아예 받은 적이 없고 일부는 빌린 돈인데 모두 갚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사건 직후 미국으로 도피한 이유에 대해 “5·18구속부상자회의 갈등이 커진 데다 학동 사고까지 발생해 너무 힘들어 미국으로 갔다. 특별한 배경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로커 이 씨 역시 “뭐하는 만남인지도 모르고 5차례 참석했다가 2700만 원을 받은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문 씨 등이 리베이트로 11억5000만 원을 받은 뒤 어디에 썼는지 등 자금의 흐름을 쫓고 있다. 경찰은 재개발조합 조합장 조모 씨(73) 등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문 씨는 2018년부터 재개발조합 고문으로 활동하며 조합 결성 과정에 도움을 줬다.

경찰은 문 씨에게 거액을 건넨 A건설사가 현대산업개발(현산)과 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산의 전직 직원들이 A건설사 운영에 관여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붕괴#광주 공사브로커#리베이트 수사#문홍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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