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윤완준]野, 국제정세 꿰뚫는 후보가 안 보인다

윤완준 정치부 차장 입력 2021-09-13 03:00수정 2021-09-1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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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완준 정치부 차장
국민의힘이 9일 당 대선 경선 후보를 상대로 연 ‘국민 시그널 면접’. 면접관으로 참석한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이 홍준표 의원에게 물었다. “가장 중요한 수권 능력과 관련해 분단국가에서 외교안보가 중요합니다. 북한 문제를 어떻게 풀 생각입니까.”

홍 의원은 “대통령이 되면 제일 첫 번째 할 일이 남북 불간섭주의를 천명하겠다”고 했다. “상호 간섭하지 말자. 너희는 너희끼리 살아라. 우리는 우리끼리 산다”는 것이다.

10일까지 12명 국민의힘 후보들이 모두 면접을 마친 뒤 기자는 박 이사장과 통화했다. 박 이사장은 자유선진당 의원 시절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후 북한 인권 단체인 물망초를 이끌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김준일 뉴스톱 대표가 국내 현안에 집중했다면 박 이사장은 외교안보 관련 질문을 던졌다.

박 이사장은 “남북이 상관없다는 식으로 말하니 더 질문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듣기엔 시원해 보이지만 불간섭주의는 현실적이지 않다”고도 했다. 북한의 핵개발에도 눈감을 수 있다는 뜻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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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사장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는 “북핵 폐기 로드맵”을 물었다. 최 전 원장은 “대북 제재가 제대로 이행되도록 해 핵 보유가 부담이 된다는 걸 깨닫게 하고 북핵을 포기하면 평화적 남북관계를 유지하고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의 말이 끝나자 박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정책과 비슷하다”고 했다. 기자와 통화에서는 “새로운 대안이 없었다”고 했다. “집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른다니 국가관은 튼튼할지 몰라도 구체적 안보관은 부족해 보였다”고도 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10일 면접 시작부터 박 이사장으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라이’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두 사람을 “또라이”로 불러 논란이 됐다. 원 전 지사는 이날도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이사장이 “동맹국 정상을 또라이라고 부르는 건 대통령 후보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원 전 지사는 웃으며 “표현이 과했던 것 같다”고 물러섰다.

박 이사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고발 사주 의혹 관련 질문들 때문에 외교안보 구상을 물을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언론 인터뷰에서 “방사능 유출이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해 논란이 됐다. 박 이사장은 “그간 언론에 나온 것으로 봐도 외교안보에 대한 생각이 무르익지 않았다.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내치는 국무총리와 장관에게 전권을 줘서라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남북관계 등 외교안보 현안은 대통령 본인이 외롭게 결단해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게 박 이사장의 지적이다. 박 이사장은 “국제 정세를 꿰뚫는 후보가 안 보인다”고 했다. 수권 능력을 주장하는 야당이라면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지적이 아닐까. 여권 주자들이 북핵 해법은 물론 미중 갈등의 복잡한 국제 정세를 헤쳐 나갈 비전이 없다고 비판해 온 야당이기에 더욱 그렇다.

윤완준 정치부 차장 zeitung@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국민의힘#대선 경선 후보#국민 시그널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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