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포럼 “집값 상승 2~3년 더 이어질 것”…정부 ‘고점론’과 대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2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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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서초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1.9.6/뉴스1 © News1
서울 강남구,서초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1.9.6/뉴스1 © News1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서울시 뉴타운 정비사업 해제’ 정책이 아파트 공급 부족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정부 설명과 달리 민간에서는 주택 가격 상승기는 앞으로 2, 3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9일 비대면으로 열린 ‘KDI 부동산 포럼’의 주제 발표를 맡은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박 전 시장의 뉴타운 정비사업해제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급감하고 이는 주택 가격 상승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서울 주택 공급의 중요한 요소인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정비사업이 표류하며 주택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14년 전후 진행된 서울시 정비사업 출구 전략으로 393개 구역이 해제됐고 26만 채의 물량이 축소됐다”며 “서울 도심에 주택공급이 이뤄지지 못해 낭비한 통근비용은 연간 5000억 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집값 상승기가 앞으로 2, 3년간 더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시장 진단과 향후 전망’ 발표에서 “고평가된 주택가격은 2, 3년 뒤 주택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점에야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최근 정부가 주택 매매에 유의하라며 ‘집값 고점론’을 강조한 것과는 결이 다른 해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월 말 부동산 시장 관련 담화에서 “집값이 시장 예측보다 더 큰 폭으로 조정될 수 있다”며 주택 매수 자제를 호소한 바 있다.

윤 수석연구원은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세율이 높아지며 주택을 사고파는 게 어려워져 기존 주택 공급이 부족해졌고, 신규 주택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려면 시간이 필요해 주택 상승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KDI 관계자는 “가격 상승폭은 지금보다 축소되겠지만 상승세는 최장 3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포럼의 결론이었다”고 말했다. KDI는 연말이나 내년 초쯤 추가로 부동산 포럼을 열어 현 부동산 시장과 정책에 대한 KDI의 종합평가를 내놓을 예정이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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