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황희찬, 존재감 알렸다… EPL 데뷔전서 韓 선수 최초로 골

유재영 기자 입력 2021-09-12 14:31수정 2021-09-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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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 첫 경기에서 손흥민(토트넘), 박지성(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동국(전 전북), 이청용(울산), 박주영(서울)도 못한 일을 해냈다.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으로 이적한 ‘황소’ 황희찬(25)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EPL 데뷔전에서 골을 터트렸다. 황희찬은 11일 영국 왓퍼드 비커리지로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EPL 4라운드 왓퍼드 전에 후반 교체 투입돼 2-0을 만드는 쐐기 골을 터트리고 팀에 시즌 첫 승을 안겼다. 이날 울버햄프턴의 선제골은 상대의 자책 골이었다. 울버햄프턴은 앞선 리그 3경기에서 무득점이었다. 황희찬은 팀의 시즌 첫 필드 골 주인공까지 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0으로 앞섰지만 안방팀 왓포드의 거센 추격으로 쐐기 골이 절실했던 후반 중반. 황희찬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인생 골’을 낚았다. 후반 29분 동료 페르난도 마르사우가 상대 문전 왼쪽에서 날린 논스톱 슈팅이 수비 맞고 나온 것을 황희찬이 골대 바로 앞에서 슛으로 연결했고, 골키퍼를 맞고 나온 공을 다시 왼발로 골문 안에 차넣었다.

이날 골로 황희찬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면서 EPL 무대에 연착륙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라이프치히에서 컵대회 3골에 그쳤다. 정규리그에선 득점이 없었다. 황희찬이 정규리그에서 골을 넣은 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뛰던 2020년 6월 스트름 그라츠 전에서 골이 마지막이다. 1년 3개월 가량 골 가뭄에 시달리며 울버햄프턴에 이적해서도 골 결정력에는 ‘물음표’가 붙었었다. 이 우려를 단 한 경기로 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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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골이 빨리 터지며 당분간 팀의 핵심 공격 자원으로 중용될 발판도 마련했다. 분데스리가보다 더 빠른 템포와 격렬한 몸싸움에서도 위협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브루노 라즈 울버햄프턴 감독은 경기 후 “황희찬은 왓포드의 미드필더, 수비진 사이 공간에 위치를 잘 잡았고, 많은 기회를 창출했다. 황희찬은 구단으로 이적 후 우리의 공수 패턴을 비디오를 통해 익혔고, 결국 우리를 구해줬다. 우리와 좋은 미래를 함께 해나가길 바란다”며 찬사를 보냈다.

황희찬에 앞서 EPL에 뛰었던 한국 선수는 13명. 이들 중 데뷔전에서 존재감을 발휘한 것을 넘어 골을 넣은 건 황희찬이 처음이다. EPL에서의 골은 박지성, 설기현(전 레딩), 이청용(울산), 지동원, 기성용(이상 서울), 김보경(전북), 손흥민에 이어 8번째. 기존 공격수들과 치열하게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는 외국인 공격수로 데뷔전에서 골을 뽑아내며 심리적 부담도 덜었다. 손흥민도 2015~2016시즌 EPL 정규리그 데뷔 두 번째 경기인 크리스털 팰리스 전에 골을 터트리며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설기현은 2006~2007시즌 EPL 정규리그 5번째 출전인 셰필드 전에서 통쾌한 중거리포를 꽂고 그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반면 미들즈브러에서 뛰었던 이동국은 2007년 2월25일 레딩과의 EPL 정규리그 데뷔전에서 회심의 왼발 발리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확실하게 이름을 각인시킬 기회를 놓치고 적응에 실패했다. 웨스트브로미치에서 뛴 김두현도 2008~2009시즌 EPL 정규리그 3번째 경기 볼턴 전에서 크로스바를 때린 왼발 슛이 골로 들어갔다면 확실한 ‘롱런’의 입지를 마련할 수 있었다.

강렬한 데뷔전을 치르고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황희찬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꿈꾸던 무대에서 골, 응원해주셔 감사하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황희찬의 글에 손흥민과 황의조(보르도)가 ‘좋아요’를 누르며 화답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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