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1부 같은팀서 큐대 잡았으면”

강동웅 기자 입력 2021-09-11 03:00수정 2021-09-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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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주-임정숙 부부의 소망
부부가 2019년부터 함께 1부 활동
남편, 작년 2부 강등됐다 재진입
여자프로당구(LPBA) 원년 3관왕에 빛나는 아내 임정숙(오른쪽)과 올해 큐스쿨을 통해 1부 티켓을 따낸 남편 이종주.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 늦기 전에 도전해 봐. 돈은 나중에 벌면 되지.”

프로당구(PBA) 2021∼2022시즌 개막을 앞두고 여자프로당구(LPBA) 임정숙(35·SK렌터카)이 같은 당구 선수인 남편 이종주(46)에게 건넨 말이다. LPBA 원년 3관왕에 빛나는 임정숙은 남편에게 늘 미안함이 있다. 생계를 위해 당구장 운영에 집중해 온 남편이 지난해 2부로 강등됐다. 남편이 당구의 꿈을 포기하지 않길 바랐다. 올 2월 부부는 2년간 운영하던 당구장 문을 닫았다.

남편은 3개월 만에 아내의 지지에 화답했다. 160명이 참가한 올해 큐스쿨에서 6위(210점)로 1부 티켓을 따냈다. 최근 PBA 팀리그 3라운드가 막을 연 가운데 다음 시즌에는 임정숙-이종주 부부가 같은 팀에서 활동할 가능성을 놓고 팬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종주는 아내보다 6년 앞선 2007년 당구를 시작했다. 고1 때 당구에 빠진 그는 집안 환경이 어려워 대학 진학 대신 고교 졸업 후 회사에 들어가 엔지니어가 됐다. 당구대와의 인연도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운명처럼 다시 큐대를 잡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다니던 회사는 부도가 났고, 그는 지인이 운영하는 당구장에서 카운터를 보면서 당구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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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이종주가 속한 당구 동호회에 임정숙이 들어왔다. 임정숙 역시 본업은 여성의류 쇼핑몰 기획자였다. 이종주는 임정숙의 당구 자세를 봐주다 눈이 맞았다. 이종주는 2013년 11월 1일 경기 성남 율동공원 주차장 차 안에서 아내가 좋아하는 사탕과 초콜릿이 가득 든 상자를 주며 프러포즈를 했다.

PBA가 출범한 2019년 부부는 모두 1부 선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상금만으로 생계 유지가 쉽지 않았다. 이종주는 오전 11시부터 오전 2∼3시까지 당구장 운영과 개인 레슨에 몰입했다. 그는 “아쉬움은 없다. 13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어머니가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평생 아내에게 잘해야겠단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1부에 재진입한 이종주는 두 가지 목표를 힘주어 밝혔다. “당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됐으니, 나이 오십이 되기 전에 개인 우승을 해보고 싶어요. 내년에 팀 리그에서 아내와 같이 큐대를 잡게 되면 더 바랄 게 없겠죠.”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프로당구#큐대#이종주#임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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