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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3개 ‘崔 고발장’ 주요내용 거의 동일… 양식은 검경 민원서식과 유사

입력 2021-09-10 03:00업데이트 2021-09-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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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버전 고발장 논란 팩트체크 지난해 4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측근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야당에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등장한 고발장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텔레그램 메시지 화면에서 캡처된 지난해 4월 3일, 8일자 고발장의 작성자가 누구인지, 실제 야당이 검찰에 고발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에 대한 고발장과 이들 고발장이 ‘판박이’라는 점 등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 3개 문서, 형식 일부 다르지만 사실상 같은 내용

최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한 고발장은 지난해 4월 8일자 고발장 초안과 같은 해 8월 미래통합당 당직자가 당 법률자문위원에게 건넨 고발장 초안, 같은 해 8월 25일 법률자문위원인 조모 변호사가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 등 총 세 개다.

동아일보가 3가지 문서를 입수해 비교, 분석해 본 결과 공통적으로 최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한 범죄 혐의 등은 거의 동일했다. 특히 최 대표가 지난해 4월 한 매체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확인서를 발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했죠. 걔는 고등학교 때부터 했어요. 우리 사무실에서”라는 발언과 이 발언의 파급력 등을 서술한 것은 세 가지 문서가 모두 똑같다. 또 공직선거법 250조인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한 판례로 2013년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난 서울의 한 구청장에 대한 유죄 판결을 거론하는 등 사실상 주요 내용이 같다. 하지만 실제 고발장을 작성한 조 변호사는 “논란의 4월 고발장 초안을 전혀 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조 변호사는 당시 미래통합당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정점식 의원 산하 당직자로부터 8월 초안을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정보에선 차이가 있다. 증거자료 유무에 대해서도 4월 초안에는 ‘진술 외 증거가 있다’로, 8월 초안에는 ‘진술 외 증거가 없다’고 다르게 기입됐다. 형식에 있어서도 4월 초안은 목차를 숫자로 매기고 경어체로 표현했지만 8월 초안에선 별도의 숫자 표기 없이 ‘■’로 목차를 통일했고 평어체를 사용했다. 반면, 실제 고발장은 숫자와 ‘가’, ‘나’, ‘다’ 등 한글 목차를 혼용하고 경어체로 표기돼 있다. 또 본문의 내용은 비슷하지만 4월 초안과 8월 초안 내용을 일부 순서를 바꿔 기입한 형태로 돼 있다.

○ ‘검사 작성 맞나?’ 민원인 고소장 양식과 같아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지난해 4월 8일 전달한 열린우리당 최강욱 대표 고발장(왼쪽)과 경찰청 등 수사기관 홈페이지 민원서식 코너에 있는 고소장 양식(오른쪽). 첫 페이지에 나와있는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인적사항 등을 기입하는 양식이 동일하다. 또 고발장 세부항목에 ‘대리인에 의한 고소‘ ‘고소대리인' 등 고발이 아닌 고소로 잘못 표기돼 있다. 뉴스버스·경찰청 제공
이번 ‘고발 사주’ 의혹에서 4월 8일자 고발장 초안은 현직인 손 검사가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해당 문서 양식이 민원인들이 사용하는 고소·고발장 양식을 그대로 갖다 쓴 정황이 있어서 검사가 작성한 고발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4월 3일 및 8일자 고발장 첫 페이지에는 고발인과 피고발인의 인적 사항 등을 기입하는 양식이 있다. 이는 경찰청과 대검찰청 등 수사기관 홈페이지의 민원서식 코너에 있는 한글 파일 형태의 양식과 같다. 고소장을 고발장으로 바꾼 것을 제외하고는 성명-주민번호-주소-직업-전화-이메일-기타사항 등 순서도 똑같았다. 그런데 ‘대리인에 의한 고소’ ‘고소대리인’ 등 항목도 고발이 아닌 ‘고소’로 잘못 표기돼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20년 경력의 손 검사가 검찰에 접수시킬 고발장을 수사기관에 있는 양식을 다운받아 활용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지난해 10월 최 대표를 재판에 넘기면서 작성한 공소장과 관련 고발장들의 내용도 사실관계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조 변호사는 “검사가 작성했다면 말 그대로 공소장으로 그대로 활용할 정도가 됐을 것”이라며 “8월에 전달받은 초안을 보면 내용이나 형식 모두 법률가가 쓴 것이라고 보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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