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짜 수산업자’ 로비 못 밝히고 청탁금지법만 적용한 경찰

동아일보 입력 2021-09-10 00:00수정 2021-09-10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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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에게서 포르셰 렌터카를 제공받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 6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 씨에게서 명품 지갑 등을 받은 A 검사, 골프채나 대학원 등록금 등을 받은 전·현직 언론인 4명도 송치 대상에 포함됐다.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에 대해선 김 씨에게서 차량을 제공받았는지에 대해 내사가 진행 중이다.

1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체포된 김 씨가 4월 “공직자 등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이후 경찰은 5개월여 동안 집중적인 수사를 벌였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등 김 씨가 선물을 전달한 유력 인사 27명의 명단을 확보하기도 했다.

여론의 관심은 김 씨가 이들에게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는 대가로 청탁을 하고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였다. 하지만 경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낸 것은 없다. A 검사는 김 씨에게서 지갑과 자녀의 학원 수강료, 수산물, 차량 대여 등 다양한 형태의 금품을 받았다. 경찰은 A 검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까지 했지만 추가 혐의를 찾아내지 못했다. 맹탕 수사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국민의 관심이 컸던 이번 수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권한이 크게 확대된 경찰이 이에 걸맞은 수사역량을 갖췄는지를 보여줄 기회였으나 실망만 안겨줬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김 씨가 사기를 통해 얻은 돈의 사용처, 정·관계 인사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목적과 청탁 여부 등 남은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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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수산업자#로비 못 밝혀#맹탕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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