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새정부 총리 대행 하산, 테러리스트로 유엔 제재 대상

  • 뉴스1
  • 입력 2021년 9월 8일 11시 13분


코멘트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이 아프가니스을 장악한지 약 3주 만에 새 정부 구성을 발표한 가운데 예상과 다르게 총리 대행으로 임명된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에 관심이 집중된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카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를 새 정부를 ‘이슬람 에미리트’(Islamic Emirate)라고 선언하고 이를 이끌 총리 대행으로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가 임명됐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하산을 지원할 부총리 대행으로는 탈레반의 2인자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임명됐다. 이 밖에 국방장관 대행에는 물라 무함마드 야쿠브, 외무장관 대행에는 모울비 아미르 칸 무타키가 임명됐다.

앞서 무자히드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와 관련해 “발표될 아프간 새 정부는 향후 변화를 염두에 둔 임시 정부 형태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내각은 아직 완전하지 않으며 임시 권한대행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탈레반 부지도자이자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는 내무장관직을 맡았다.

칸다하르 출신의 모하마드 하산 총리 대행은 오랜기간동안 탈레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레흐바리 슈라의 수장이었다. 탈레반의 본거지인 칸다하르 출신인 하산은 과거 탈레반 집권기(1996~2001년) 때 외무장관과 부총리를 맡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가 지도부에 대한 일정한 통제권을 기반으로 군사 문제에서 발언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종합해 봤을때 종교적 인물이 아닌 정치적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제 테러리스트로 2001년 이후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다.

유엔 제재 보고서에는 하산 총리 대행이 탈레반의 설립자인 물라 오마르의 측근이자 정치적 조언자였으며 현재 최고 지도자인 히바툴라 아크훈자드와도 가까운 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산 총리 대행의 정치적 이념이나 행보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모하마드 하산을 지원할 부총리 대행으로 임명된 바라다르는 지난해 미군 철수 협정 당시 서명하고 지난 7월28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는 등 탈레반의 실질적 리더로 활동했던 인물로 당초 유력 총리 후보로 예상됐었다.

유엔 제재 보고서는 그가 과거 탈레반 통치 기간 동안 국방부 차관을 지냈고 탈레반 정부가 붕괴된 후에도 조직의 군사 지휘관으로 활동했다고 전했다.

최근 인도 언론들은 지난주 판지시르 저항군 진압을 두고 바라다르 파벌과 탈레반에서 가장 강경 성향을 보이고 있는 ’하카니 네트워크‘가 지난 3일 충돌했고 그 과정에서 바라다르가 총에 맞고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내무장관직에 임명된 탈레반 부지도자이자 강경파인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는 1980년대 반소비에트 민병대로 활동하면서 연합군을 공격한 인물로 미국에 의해 외국인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분류됐다.

유엔 제재위원회는 하카니네트워크이 아프간과 파키스탄 사이의 국경지역에서 마약생산과 무역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 국방장관 대행에 임명된 물라 무함마드 야쿠브는 탈레반의 창시자 물라 오마르의 아들로 지난해 군사위원회의 총 책임자로 임명됐었다.

외무장관 대행에 임명된 모울비 아미르 칸 무타키는 과거 탈레반 정부 시절 문화정보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한편 탈레반은 아프간의 복잡한 인종 구성을 반영하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발표된 정부 구성안에는 비탈레반 사람과 여성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유엔은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존중하려는 최근의 약속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