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으로 땅굴 파 6명 탈옥… 이스라엘판 ‘쇼생크 탈출’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입력 2021-09-08 03:00수정 2021-09-08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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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죄수들… 4명은 종신형
같은 방서 수개월 화장실 바닥 뚫어
기다리던 차 타고 유유히 사라져
이스라엘, 헬기 동원 대대적 수색
이 작은 구멍으로… 6일 이스라엘 북부 베트셰안의 길보아 교도소 담장 밖에서 경찰과 교도관들이 땅굴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새벽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 죄수 6명이 이 땅굴을 통해 탈옥했다. 베트셰안=AP 뉴시스
이스라엘의 한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팔레스타인 죄수 6명이 숟가락으로 땅굴을 파 탈옥하는 일이 벌어졌다.

6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새벽 북부 베트셰안 길보아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죄수 6명이 탈옥했다. 이들 중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끄는 파타흐 당 군사조직 ‘알아끄사 순교여단’의 고위직을 지낸 자카리야 주베이디도 포함돼 있다. 주베이디는 살인미수 등 20건이 넘는 범죄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나머지 5명도 서안지구에서 대이스라엘 투쟁을 벌인 이들이다. 6명 모두 같은 감방에 기거했는데 4명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3명은 과거에도 이 교도소에서 탈옥을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같은 감방에서 지냈다고 전했다.

교도소 측은 이날 오전 4시경 수감자 인원을 점검하다가 이들의 탈옥 사실을 알게 됐다. 감방 화장실 싱크대 바닥에 성인 남성 1명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구멍이 뚫려 있었고 이 구멍은 교도소 담장 밖까지 연결돼 있었다. 탈옥한 이들은 감방에 숨겨놓은 녹슨 숟가락으로 수개월에 걸쳐 조금씩 땅굴 파기 작업을 계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명이 탈옥을 감행하는 동안 감시탑 근무자들은 졸고 있었다. 교도소 바깥으로 나온 이들은 기다리던 차량을 타고 사라졌다. 이 때문에 교도소 측은 외부에서 이들의 탈옥을 도운 조직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탈옥 사실이 알려지자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축하 행진을 벌였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또한 “용맹한 팔레스타인 군인의 승리”라고 환호했다. 6명 중 일부는 이미 국경을 넘어 요르단으로 도망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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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보아 교도소는 이스라엘에서 보안등급이 가장 높은 교도소 중 한 곳인데, 이 교도소를 설계한 회사가 웹사이트에 설계도를 올려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라엘 당국은 헬기와 무인기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팔레스타인 죄수#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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