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스마트 HACCP 도입 늘려 식품 불량률 대폭 낮춘다

박성민 기자 입력 2021-09-08 03:00수정 2021-09-08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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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공정 디지털화로 효율성 높여
‘스마트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시스템을 도입한 커피 공장에서 커피콩 가열 온도와 시간이 자동으로 모니터링되고 있다. 사람이 직접 공정을 관리하는 것보다 오류를 줄이고 생산 과정 전반의 데이터를 더 광범위하게 모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부산의 식육가공업체 A사는 지난해 완제품 중 불량 발생 비율이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고객 불만 건수도 30%가량 감소했다. 특별히 위생을 더 철저히 관리했거나 검사 인원을 늘렸던 것은 아니다. 달라진 건 지난해 도입한 ‘스마트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시스템이다.

스마트 HACCP는 식품 및 축산물 생산 과정의 위해 요소를 모니터링하는 기존의 HACCP를 디지털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식품 가열 온도가 적절한지, 가공 중 이물질이 유입되지 않았는지 등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다.

기존에도 일부 업체들은 HACCP를 디지털로 전환해 업무 효율과 정확도를 높여 왔다. 정부가 구축한 스마트 HACCP는 이와 별개로 지난해 4월부터 도입됐다. 업체마다 달랐던 시스템 운영 방식을 표준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식품 생산 관련 데이터를 더욱 광범위하게 확보할 수 있고 영세 업체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HACCP 개발도 용이해진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올 8월 말 기준 스마트 HACCP를 도입한 식품 제조 및 가공 업체는 90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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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HACCP가 HACCP보다 뛰어난 점은 기록을 디지털화해 모니터링 역량을 높였다는 점이다. 가령 기존 시스템은 2시간마다 담당 직원이 직접 중요관리점(CCP) 공정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해 수기로 결과를 기록한다. 점검 시간 사이에 발생한 문제는 놓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위해 요소를 발견해도 구두나 이메일로 이를 전달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 속도와 손실 규모도 다르다. 문제 발생을 2시간 만에 알아차렸다면 그 사이 공정이 진행된 식품은 폐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마트 HACCP는 ‘한계 기준’ 이탈을 감지하면 즉시 관리자에게 통보한다. 생산 라인 가동을 바로 멈추게 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공정 전반의 세밀한 데이터도 확보하고 있어 문제 원인을 찾기도 쉽다.

스마트 HACCP를 도입한 업체들의 만족도도 높다. 지난해 스마트 HACCP를 구축한 54개소의 운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공정 불량률은 도입 전보다 56.2%, 완제품 불량률은 58.4%, 검사 불량률은 50%, 고객 불만 건수는 2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과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스마트 HACCP 도입률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공식품의 87.5%가 HACCP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HACCP보다 위해 요소를 더 깐깐하게 잡아낼 수 있다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치, 만두, 비빔밥 등 ‘K푸드’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스마트 HACCP를 구축하려면 아무리 작은 사업장도 수천만 원의 비용 부담이 생긴다. 가열 온도 검사부터 금속 검출, 소독과 냉동 기준 유지 등 공정이 복잡할수록 관리 비용이 높다. 식약처는 이런 부담을 낮추기 위해 소규모 업체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표준 모듈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공장 사업’과 연계해 중소 식품업체의 스마트 HACCP 구축도 지원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스마트 HACCP 인증 마크도 선보인다. 제조사가 원하면 포장지에 인증 마크를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이제명 식약처 식품안전인증과 사무관은 “스마트 HACCP 도입 업체에 지원을 강화해 국민의 식품 안전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식약처#스마트 haccp#스마트 해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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