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출금리는 대폭 예금금리는 찔끔, 은행만 좋은 일 안 된다

동아일보 입력 2021-09-07 00:00수정 2021-09-0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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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어제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지난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5%포인트 올린 KB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이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 신한은행이 적용하던 전세자금 대출금리가 연 2.77∼3.87%였던 걸 고려하면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은 앞으로 4%가 넘는 금리를 부담하게 될 수 있다.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이미 2.80∼4.30%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 방침을 밝히자 은행들은 이자를 깎아주는 ‘우대금리’의 폭을 줄이는 방법으로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을 너무 많이 내주다가 당국의 경고를 받고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 축소한 다른 은행들 때문에 생길 풍선효과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대출 가능한 은행에 쏠릴 수요를 억제하려는 고육지책이란 것이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신속히, 대폭으로 올리면서 고객의 예금·적금에 적용하는 금리는 천천히, 조금씩 올리는 건 그런 이유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은행들이 올린 예·적금 금리는 대출금리 인상 폭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아 ‘예대 마진’ 장사로 돈을 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시중은행들이 올해 늘린 가계대출의 절반은 실수요 세입자들이 빌리는 전세자금 대출, 68.5%는 전세자금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다. 올해 들어 16.2% 오른 전국 아파트 값, 11.6% 상승한 전셋값을 서민이 따라잡을 유일한 수단이 대출이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집을 옮겨야 하는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파르게 오른 대출금리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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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대다수 시중은행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 기준금리가 오를수록 이익 규모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수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로나 시대에 은행들이 ‘정부 정책을 따르느라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면서 받을 이자는 많이, 줄 이자는 찔끔 올리는 식으로 이익을 키워 연말 실적잔치를 벌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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