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분위기 좀 바꿉시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입력 2021-09-06 03:00수정 2021-09-0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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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년 전인 2001년 10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 개시 후 켄터키주 포트캠벨 기지 방문 연설에서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힘든 전쟁이 되겠지만 미국은 승리할 것”이라고 하자 장병들로부터 “USA”라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백악관 홈페이지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전쟁이 끝났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말처럼 2001년 개전 때 태어난 아기가 20세 성인이 될 때까지 “미국은 전쟁 중”이었던 상황에서 이제 벗어나게 된 것이죠. 이와 관련된 주목할 말한 발언들이 많았습니다.

△“The last manned aircraft is now clearing the airspace above Afghanistan.”


케네스 매켄지 중부사령관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지금 미국의 마지막 유인 항공기가 아프간 영공을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최장기 전쟁을 끝내는 역사적인 순간을 군인답게 감정을 섞지 않고 매우 드라이하게 말하고 있죠. ‘Clear(깨끗한)’는 주로 형용사로 쓰이지만 여기서는 동사입니다. 비슷한 분위기의 단어 ‘clean’도 마찬가지로 형용사와 동사로 모두 쓰입니다. 두 단어의 차이점은 ‘clear’는 ‘방해물을 치우다’는 의미의 깨끗함이라면 ‘clean’은 ‘더러움을 닦아내다’는 깨끗함입니다.

△“We don’t take them by their word alone, but by their actions.”

미국은 “국익 우선”이라는 멋진 말로 포장하고 있지만 아프간 주민들을 탈레반의 폭정에 남겨둔 채 서둘러 탈출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앞으로 탈레반을 지켜보겠다”는 메시지를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탈레반은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별로 믿을 만한 말이 못 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의 말이 아닌 행동으로 받아들이겠다(판단하겠다)”고 합니다.

△“We have no illusion that any of this will be easy or rap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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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는 앞으로 아프간에 남아있는 미국인과 아프간인 조력자들을 안전하게 국외로 대피시키는 임무를 맡게 됐습니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욕만 한가득 듣게 되는 힘든 일입니다. 국무부 청사에서 있었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연설 중에도 나옵니다. “대피 작전이 쉽거나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은 없다.” 인간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일이 풀려 나갈 것이라는 환상을 품기 마련이죠. ‘그렇게 세상사가 녹록지 않다는 것쯤은 나도 안다’고 할 때 ‘I have(또는 am under) no illusion’이라고 하면 됩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미국#아프가니스탄전쟁#조 바이든 대통령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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