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폭증하는 공무원·군인연금 적자, 언제까지 혈세로 메우나

동아일보 입력 2021-09-06 00:00수정 2021-09-0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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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는 데 들어가는 국가보전금이 올해 2조5000억 원에서 내년에는 4조1000억 원으로 64%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공무원연금 적자를 정부가 대신 갚아주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군인연금도 내년에 2조9077억 원의 적자가 예상돼 적자 보전과 국가부담금 규모가 2조9220억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연금 같은 사회보험은 자기부담 원칙에 따라 가입자의 부담금을 포함한 자체 수입으로 지출을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기금은 이미 고갈돼 공무원연금법과 군인연금법에 따라 2001년과 1973년부터 국가가 세금으로 보전해주고 있다. 정부가 인구구조의 변화를 반영해 더 내고 덜 받는 구조개혁을 제때 하지 않은 탓에 국민의 혈세로 만성 적자를 메워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칙적 재정 투입도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져 연금 수령액은 날로 불어나는 반면 저출산 현상으로 연금을 부담할 인구는 가파르게 줄고 있어서다. 공무원연금은 내년 정부의 사상 최대 보전액 투입으로 적자가 3조 원대로 줄지만 2023년부터 눈덩이처럼 불어나 2040년이면 12조2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군인연금의 적자폭도 2023년부터는 3조 원대로 증가하게 된다. 두 연금의 충당부채는 지난해 1044조 원으로 4년 만에 약 300조 원이 늘었다. 연금 충당부채란 퇴직 공무원과 군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부채로 연금 재정이 고갈되면 국가가 대신 갚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공무원연금 재정 안정을 위해서는 공무원의 부담률을 월급의 15% 이상으로 올리고 지급률은 1.5%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군인연금 만성 적자 해소를 위한 개혁은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2015년 군인연금은 손도 못 대고 공무원연금만 부담률을 9%로, 지급률은 1.7%로 조정한 이후 연금개혁 논의는 실종된 상태다. 오히려 현 정부 출범 후 공무원만 11만 명 넘게 증원해 연금 빚은 더 늘려놓고 정치적인 부담이 되는 연금 개혁은 폭탄 돌리기 하듯 차기 정부로 떠넘겼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등 일부 대선 주자를 제외하면 누구도 인기 없는 공적 연금 개혁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왜 다들 공무원이 못 돼 안달인데 이들의 노후까지 국민이 책임져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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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적자#국가보전금 증가#변칙적 재정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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