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충청대전’ 치열…이재명 “게으른 베짱이” vs 이낙연 “불안한 후보”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4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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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내년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첫 지역 순회 경선이 4일 대전·충남에서 열린 가운데 6명의 대선주자들은 합동연설회를 통해 당심에 지지를 호소하는 동시에 경쟁주자들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이날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전·충남 경선에서 저마다 차기 대통령감임을 주장하면서 물고 물리는 공방전에 나섰다.

특히 1·2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 신경전이 치열했다.

세 번째로 연단에 선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를 겨냥해 “저는 여러분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불안한 후보가 아니다. 저는 여러분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조마조마한 후보가 아니다. 저는 해명할 게 많은 후보가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저는 저쪽 당에 가장 쉬운 후보가 아니다. 저쪽 당이 기다리는 후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경선 후보들의 검증으로 시끄럽다. 저는 그 검증이 백신이라고 생각란다”며 “당내 경선에서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본선의 불안을 예방하지 말자는 얘기가 된다. 검증을 피한다면 우리는 본선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만날 수도 있다. 함께 죽지 않고 살려면 백신 검증을 피하지 말자”고도 했다.

이 지사의 도덕성과 사생활 논란 등을 겨냥하면서 네거티브라는 명분으로 검증을 피하지 말라고 촉구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안전한 후보만이 우리에게 완전한 승리를 가져다준다”며 “저는 저쪽 당이 상대하기 가장 어려운 후보이고 우리에게 가장 안전한 후보”라고 이 지사와의 차별화도 시도했다.

반면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이 지사는 “게으른 베짱이가 갑자기 부지런한 개미가 될 수는 없다.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천은 아무나 할 수 없다”며 “저 이재명은 할 수 있는 것만 약속했고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 공약이행률 평균 95%가 정직한 정치인임을,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임을 증명한다”고 했다.

이는 이 전 대표의 전남지사 시절 공약 이행률이 저조했다는 점을 간접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지사는 또 “경선 선택의 기준은 오로지 본선 경쟁력, 확실히 이길 후보가 누구냐”라면서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이길 후보, 바로 저 이재명이 유일한 필승카드”라고 자산의 높은 지지율을 어필했다.

그는 “전 지역에서, 전 연령대에서, 진보·중도·보수 모든 진영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 후보 누구냐”고 물으면서 “네거티브로 흙탕물이 쏟아지고 손실이 발생해도 저만은 끝까지 ‘네거티브 없는 정책선거’ 하겠다. 끝까지 민주당의 ‘원팀 정신’ 지켜 내겠다”며 이 전 대표 측의 공세를 네거티브로 일축했다.

추격자 입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은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하며 선두권 도약을 노렸다.

정 전 총리는 “신뢰할 수 없는 후보, 도덕적 흠결로 불안한 후보에게 정권재창출을 안심하고 맡길 수 없다. 당장 닥칠 언론과 야당의 수 만 건의 무차별 폭로와 검증을 생각해달라”며 도덕성을 앞세워 당심에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어 “사이다처럼 시원한 발언은 없지만 누구보다 꼼꼼한 정책으로 준비돼 있다. 각을 세워 남을 비판하기보단 그 누구보다 소통과 협치로 갈등 없는 민주주의를 실현해 왔다”며 이 지사 및 이 전 대표와 차별화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본선에서 이기려면 호감도가 좋아야 하는데 후보들 보고 세간에서 ‘왕비호’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지지도 1위 후보 비호감도가 50%, 2위 후보는 62%”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비호감도가 높게 나온 점을 공격했다.

그는 “과거의 행적이 의심스럽고 그때그때 말을 바꾸는 후보로는 본선 1% 싸움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성정과 공감능력이 좋지 않은 후보도 걱정이다. 국민이 보는 인터뷰 도중 마이크를 던지고 의회에서 질의 도중 일방적으로 퇴장한다”고도 했다.

과거의 행적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 전 대표가 찬성 투표를 했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된 점을, 의회에서의 퇴장은 최근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경기도청의 언론 홍보비 사용 내역을 문제삼는 도의원 발언 도중 이 지사가 회의장을 나가버린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날 합동연설회에서는 ‘고발 사주’ 의혹에 휩싸인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성토도 쏟아졌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정치검찰 윤석열과 일당들의 악행이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며 “윤석열은 총선을 앞두고 야당에 고발을 사주하며 정치공작을 꾸민 의혹의 장본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것이 윤석열 정치검찰이 조직을 정치적 목적으로 남용한 검찰 쿠데타가 아니면 무엇이겠냐”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도 “윤석열 후보는 정말 떳떳하다면 책임 있는 태도로 수사 의뢰하시고 적극 해명하시기 바란다”며 “검찰 권력을 이용해 고발을 사주하거나 정치개입을 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사법적 처리 각오는 물론 후보 사퇴를 통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의 야당 고발 사주, 정치공작 의혹이 사실이라면 당장 후보직 사퇴는 물론이고 공수처 수사를 받아야 할 중대범죄자”라고 주장했으며 김 의원은 “사건 진상과 윤석열의 민낯을 국민 앞에 명명백백 드러내겠다. 저 김두관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서울·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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