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히 읽혀버린 ‘벤투표 빌드업’ 중동 모래바람 뚫기엔 느리다

이원홍 전문기자 입력 2021-09-04 03:00수정 2021-09-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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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서 이라크와 비겨 큰 부담
중원서 전진패스 막히면 속수무책… 뻔한 공격패턴 반복, 쉽게 간파당해
이란에 진 시리아도 만만찮은 전력… 빠르고 창의적인 새 전술 필요해
박항서호는 사우디에 1-3 역전패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과 함께 A조에 속한 이란이 조 선두로 나섰다. 이란은 3일 오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A조 최강으로 평가되는 이란도 시리아를 쉽게 이기지는 못했다. 슈팅 수 10-7의 팽팽한 공방을 이어간 끝에 힘겹게 승리했다. 이 밖에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이 0-0으로 비기면서 이란이 승점 3으로 선두로 나섰고, 한국과 이라크, UAE, 레바논이 모두 승점 1로 2위 그룹을 형성했다. 1패를 당한 시리아마저 만만치 않은 전력을 지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라크와의 첫 경기를 비긴 한국은 더 큰 부담을 느끼게 됐다.

한국을 제외하고 A조에 속한 모든 팀은 중동에 있다. 한국은 시차가 크고 무더운 날씨 속에 치러지는 중동 방문경기에서 약세를 보여왔다.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한국은 끈끈한 밀집수비 후 역습으로 나선 이라크 공략법을 찾지 못함으로써 비슷한 경기 운영을 할 것으로 보이는 다른 중동 팀들과도 힘겨운 경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레바논이 2차 예선에서 밀집수비를 펼치며 이라크와 비슷한 경기를 한 적이 있었고, 한국은 속 시원한 경기를 하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사진)은 후방에서 미드필더를 거쳐 공을 배급하는 빌드업 축구를 고수하고 있지만 기계적인 빌드업 과정 때문에 팀 전체의 속도가 느려졌다. 또 중원에서의 압박이 거세지면 미드필더로부터의 좌우 및 전진패스가 막히면서 공격수들이 고립되곤 했다. 여기에 좌우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 등 몇 가지 공격 패턴이 반복되면서 상대팀들은 이를 파악하고 차단하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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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공격에서 볼 순환이 빠르지 못했고 공간 침투로 상대 균형을 무너뜨리려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인했다. 비슷한 경기가 재현될 경우 한때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던 벤투 감독의 경직된 전술에 대한 비판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반복된 패턴에서 벗어난 보다 빠르고 새로운 부분전술이 필요하다.

한편 B조에서는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차전 방문경기에서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3골을 허용하며 1-3으로 역전패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월드컵#아시아 최종예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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