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월경장애, 백신 연관 없다” 발표 ‘불신’…전문가들 “과학적 근거 믿어야”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3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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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접종과 백혈병, 월경 장애 간에 인과성이 없다는 접종 당국의 발표에도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학적인 근거를 믿고 예방접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 일각에선 백혈병과 월경 장애 이상반응에 대해 당국이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대한혈액학회는 추진단에 코로나19 백신이 백혈병을 유발한다는 근거가 없다고 자문했다.

최근 온라인 상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이 발생했다는 논란들이 제기되면서 접종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했다는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청원에 따르면 기저질환을 앓지 않고 건강했던 이들이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모더나 백신 등을 접종한 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과 혈액암 등을 진단받았다.

현재 접종 중인 백신들이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증상에 백혈병은 포함돼 있지 않다.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CVST), mRNA 백신인 화이자·모더나는 심근염과 심낭염을 드물게 유발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추진단이 자문을 요청한 대한혈액학회에선 ▲접종 후 단기간 내 발생은 기존 이론과 불일치 ▲인풀루엔자(계절 독감) 백신 등 기존 백신에서도 인과성 미보고 등 두 가지를 근거로 코로나19 백신과 백혈병 간에 인과성이 없다고 봤다.

김진석 대한혈액학회 학술이사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일부 유전적 소인과 발암물질, 항암제와 같은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암제는 노출 수년 이후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백신 접종 이후 수일에서 수개월 이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또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부정출혈, 생리주기 변화와 같은 ‘월경 장애’ 이상반응과 백신 간 인과성이 없다고 밝혔다. 생리 이상은 스트레스, 피로, 갑상선 질환, 자궁근종 등 다양한 원인으로 유발될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추진단에 따르면 국내에선 접종 후 월경 장애와 관련해 18건, 영국에선 지난달 18일까지 3만2455건이 보고됐다.

그러나 추진단과 전문가 발표 이후에도 일부에선 이를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상에선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같은 비교적 최신 기술 백신이 백혈병을 유발한다는 것에 대한 연관성을 조사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인플루엔자 백신은 기존 백신이고 코로나19 백신은 새로운 백신이다. 검증되지도 않은 백신을 백혈병과 관계가 없다고 단정짓는 건 교만 아닌가”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일부는 “부작용은 백신 접종 후 즉시 또는 수년 후에 발생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백신을 맞으라는 건가”, “내일 맞으러 가는데 불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에서도 접종이 충분히 진행됐고, 과학적인 근거가 나온 만큼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급성 백혈병은 사실 백혈병은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진행되면서 어느 순간 갑자기 큰 증상이 인지되는 것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로선 과학적 근거를 믿고 접종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혈병 자연 발생률과 백신 접종 후 발생률을 조사해서 유의하게 발생률이 높아지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며 “아직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 후 백혈병이 유발됐다는 사례는 없었지만,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관련 학회, 식약처와 국외 최신 동향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접종 후 이상반응을 감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검토와 정보 공유를 지속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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