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대법, 텍사스 낙태 금지령 존속…바이든 “여성 권리에 대한 공격”

뉴스1 입력 2021-09-03 05:00수정 2021-09-0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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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주의 낙태 금지 중단 조치를 거부해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임신 중절법을 그대로 존속시킨 미국 연방 대법원의 결정을 비난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헌법상 여성의 권리에 대한 공격이며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같은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이 법은 너무 극단적이다”라며 “연방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수많은 여성들에게 고통을 안긴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보건부와 법무부 차원에서 이번 판결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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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날 낙태 옹호 단체들이 제기한 텍사스주의 임신 중절법 시행을 막아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9명 중 5명이 기각을 찬성했다.

이번 결정으로 임신 6주부터 낙태 시술을 금지하는 텍사스주의 새로운 임신 중절법(일명 심장박동법)이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결정은 낙태를 둘러싼 싸움에서 중요한 이정표다. 낙태 옹호자들이 수십년 동안 이 법을 철폐하고자 애써왔기 때문이다.

텍사스주의 임신 중절법은 임신 6주 이후부터 일체의 임신 중절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예외 사항도 거의 두지 않는 엄격한 낙태 금지법이다.

6주 시기부터 태아의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태아를 생명체로 간주해 낙태를 금지하는 것이다. 심장박동법이라는 별칭도 여기서 비롯됐다.

이 법은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으로 임신한 경우라도 6주가 지나면 낙태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방대법원 판사 가운데 6명의 보수주의자 중 한 명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도 낙태 금지를 반대하는 3명의 진보주의자 편에 섰다.

진보 성향의 소니아 소토마요르 연방대법원 판사는 “연방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놀랍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여성의 헌법적 권리 행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명백한 위헌적인 법을 강요하는 일에 대해 대다수의 재판관이 현실을 외면하는 쪽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재판관 다수는 서명이 없는 설명문에서 이번 결정이 “텍사스주 헌법의 합헌성에 관한 어떤 결론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후의 법적 이의제기를 허용했다.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전 공화당 대통령이 연방대법원 재판관 구성에서 3명을 보수주의자들을 임명한 결과다.

낙태 권리 옹호 단체들은 낙태의 85~90%가 임신 6주 후 이루어지므로 많은 낙태 시술 기관이 강제로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텍사스주 임신 중절법의 시행을 막아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한 바 있다.

지난 1973년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합법화한 획기적인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내렸지만, 미국 어느 주에서도 임신 중절법의 금지는 허용되지 않았다.

연방대법원의 이번 결정이 임신 15주 이후로 낙태를 금지하는 미시시피주의 임신 중절법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가 주목된다.

이 법률은 1심과 2심에선 위헌 결정을 받았고, 미시시피 주정부의 불복으로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오는 10월부터 이 사안에 대한 변론을 심리해 2022년 6월 말까지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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