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파업 피했지만… 합의 이행 ‘산넘어 산’

김소영 기자 입력 2021-09-03 03:00수정 2021-09-03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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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보건노조 쟁점 합의, 파업 철회
간호사당 환자수 기준 등 마련키로
재원 확보-관련법 개정 과제 남아
총파업 철회에도 일부선 개별 파업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왼쪽)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2일 예고한 총파업을 철회했다. 정부와 보건의료노조는 11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막판까지 의견 조율에 난항을 겪은 5개 쟁점에 대해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양측이 합의한 내용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재정 확보와 관련 법 개정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간호사 담당 환자 등 5개 쟁점 합의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2일 오전 2시 15분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타결 소식을 발표했다. 당초 파업 예정 시간이었던 2일 오전 7시를 약 5시간 남긴 시간이었다. 합의문에는 노정 협상의 최대 쟁점인 △코로나19 대응 인력 투입 기준 마련 △공공병원 확충 △간호사 처우 개선 △교육전담간호사 제도 확대 △야간간호료 지원 확대 등에 대한 합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합의에 따라 정부는 9월까지 코로나19 환자 중증도별로 간호사 1명당 담당 환자 수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세부 시행방안 역시 10월까지 마련한다. 또 2025년까지 필수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국을 70여 개로 나눈 ‘중(中)진료권’마다 책임 의료기관을 1개 이상 지정해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이른바 ‘생명안전수당’으로 불리는 감염병 대응 의료인력 지원금은 제도화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 교육전담간호사 제도와 야간간호료 지원도 지금보다 늘리기로 했다.

이 밖에 공공의료 컨트롤타워 기능을 맡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강화, 사립대병원 및 민간병원의 공공성 강화 등에서도 합의된 내용이 반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노정 합의가 이뤄져서 다행”이라며 “‘K방역’의 성과는 보건의료인의 헌신과 노고 때문임을 잊지 않고 늘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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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원 확보, 법 개정 등 남은 과제 많아
협상은 타결됐지만 앞으로 합의 내용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생길 경우 양측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합의 내용 상당수가 재원 확보와 법 개정, 관련 부처 및 의료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생명안전수당 제도화는 하반기 국회에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재원은 전액 국고로 지원하기로 정부와 보건의료노조가 합의했지만 정부 예산안에 담겨 있지 않기 때문에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영돼야 한다. 책임의료기관 지정 및 운영도 해당 지방자치단체 및 재정당국과의 논의가 필요하다. 인력 확충은 의료계와의 협의가 필수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재원이 필요한 부분은 당정 협의를 통해 잘 반영할 것”이라며 “의료 현장의 어려움이 없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총파업은 철회됐지만 일부 기관은 개별적으로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파업에 나섰다. 노조에 따르면 한양대의료원과 고려대의료원 등 11개 기관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2일 파업을 시작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의료파업 철회#보건노조#관련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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