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묶인 ‘손’… 카타르 가는 길, 험난해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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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종예선 첫판 이라크와 0-0

슈팅 15-2 앞섰지만… 
손흥민(왼쪽에서 두 번째)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이라크와의 1차전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날 이라크 전담 수비수가 경기 내내 따라다녔고,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주변 수비수들이 에워싸며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이날 슈팅 수에서 한국은 15 대 2로 앞섰지만 0-0으로 비겼다. 손흥민은 경기 뒤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뉴시스
슈팅 15-2 앞섰지만… 손흥민(왼쪽에서 두 번째)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이라크와의 1차전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날 이라크 전담 수비수가 경기 내내 따라다녔고,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주변 수비수들이 에워싸며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이날 슈팅 수에서 한국은 15 대 2로 앞섰지만 0-0으로 비겼다. 손흥민은 경기 뒤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뉴시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길 앞에 답답함과 험난함이 기다리고 있음을 예고하는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밀집수비에 막혀 공격의 날카로움은 사라지고 상대의 시간 끌기에도 당했다. 한국은 황의조(보르도)를 최전방에 세우고 손흥민(토트넘)과 송민규(전북)를 측면 공격수로 내세웠다. 경기 초반 측면 수비수 김문환(로스앤젤레스FC)과 홍철(울산)의 측면 공격 가담을 통한 기습을 시도하며 수비수들을 이끌어 낸 뒤 전방 공격수들의 활동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한국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감독은 미드필드부터 두껍고 넓은 수비벽을 쌓아 한국에 공간을 좀처럼 내주지 않았다. 측면 공격이 막히면서 수비수들이 밀집한 중앙 공격은 더욱 막혔다.

한국은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이 좌우로 폭넓게 활동하며 좁은 공간에서의 패스를 시도했으나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다. 공격이 미드필드에서 맴돌면서 한국의 전체적인 스피드는 실종됐다. 경기 종료 시간이 다가오자 이라크는 노골적으로 시간 끌기를 시도하며 더욱 한국의 애를 태웠다. A조에 속한 시리아, 레바논,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한국을 상대로 이라크와 비슷한 전술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대책이 필요하다.

귀국 이틀 만에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경기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시차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다가오는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잘못해서 골을 못 넣었지만, 이러면 축구 발전이 없다고 본다. 상대의 시간 끌기 등이 안타깝다”며 이라크의 시간 끌기를 비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아주 강팀을 상대로 열심히 경기를 했다”며 “손흥민의 (시간 끌기)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는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조치에 따라 무관중으로 열렸다.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레바논과의 최종예선 2차전은 아직 관중 수용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텅 빈 경기장에서 경기하다 보니 여러분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꼈다. 너무 많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이날 오사카 스이타 사커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만과의 최종예선 B조 1차전에서 0-1로 졌다. B조에는 일본과 오만을 비롯해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베트남 등 6개 팀이 있다. 오만은 베트남과 함께 B조 최약체로 꼽힌다. 해외파를 앞세운 일본은 점유율에서 65 대 35로 앞섰지만 후반 43분 오만의 역습 상황에서 알 사비에게 골을 허용하며 안방에서 무너졌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2022 카타르 월드컵#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이라크#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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