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이변에 미리 대비해야[내 생각은/정용승]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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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기상 이변이 발생하며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유엔은 물론이고 각 나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이은 폭염과 산불, 가뭄과 폭우가 북미와 유럽뿐만 아니라 가까운 중국과 일본 등에 보고됐다. 온실 기체의 증가와 대기환경요소 및 지표의 변화에 수반되는 일이다. 대서양에서 발생되는 태풍은 허리케인이라 부른다. 최근 미국 뉴올리언스에 허리케인 아이다가 강타해 피해를 입혔다. 뉴올리언스와 인근 지역은 미시시피강 하구 삼각주에 형성돼 해발고도가 불과 5m 이하인 곳이 많다. 이 지역은 태풍이 자주 통과해 우리 남해안처럼 피해를 자주 입는 곳이다.

태풍처럼 반복되는 재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기상 예보와 함께 빠른 대피다. 태풍 예보는 빗나갈 수도 있으나, 대략 70∼90%는 적중한다. 그 피해가 천문학적 수준이니 태풍 예보는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 사실 이번 미국 아이다의 경우 가로수를 뿌리째 뽑을 수준의 초속 20∼80m 강풍에 도시 전체가 물바다가 됐다. 그럼에도 사망자가 한 자릿수에 그친 것은 예보에 따라 예상 피해지 주민들이 모두 피신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태풍 예보 후 대피는커녕 실제 재해가 일어나도 도로에 차량이 넘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태풍 속에서 파도와 해일을 구경하러 갔다가 거센 물살에 쓸려가거나, 넘어지는 나무와 떨어지는 간판 등에 목숨을 잃는 사례도 있다. 각종 경보와 조언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태풍이 우리보다 2배 이상 많이 발생하는 일본의 경우 인명 피해는 우리보다 적다. 자연재해에 대한 예방 및 빠른 대피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도 지구온난화로 향후 기상이변 발생은 물론이고 해면의 고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상습 피해지역과 예상지역 해발고도를 정비하고 토목공사를 통해 해발고도를 해면 8m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매년 발생되는 기상재해를 차일피일 미루면 현지 주민은 더 큰 피해를 당하고 목숨까지 잃는다. 이는 분명한 인재이며, 마땅히 지탄받고 시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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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
#지구온난화#기상 이변#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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