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용관]파이브아이스

정용관 논설위원 입력 2021-09-03 03:00수정 2021-09-0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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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아이스(Five Eyes)’에 한국과 일본, 인도, 독일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미 하원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참여 희망 및 가능성이 간간이 보도된 적은 있지만, 한국이 구체적으로 거명된 건 처음이다. 파이브아이스에 참여하면 영미권 5개국과 고급 정보를 공유할 길이 열리고, ‘정보동맹’을 더 폭넓게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중국의 반발이 뻔해 사드 배치 이상의 고난도 외교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파이브아이스는 원래 ‘투아이스’였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정보 교환 경험을 쌓은 미국과 영국이 1946년 공식 ‘정보공유협약’으로 발전시킨 것.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가세하면서 5개의 눈이란 틀을 갖췄다. 이름은 미국 기밀문서 등급 분류의 ‘AUS/CAN/NZ/UK/US EYES ONLY’에서 나왔다. 애초 소련 등 동구권과의 냉전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했지만, 냉전 붕괴 후 산업기밀 획득이나 테러 예방 등으로 목적이 옮겨갔다. 5개국 이외의 주요국 정치인이나 민간 영역도 감시 대상에 오른 사실이 2013년 내부 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에 의해 폭로되기도 했다.

▷파이브아이스는 세계 최대 통신감청 시스템인 ‘에셜론(ECHELON)’을 개발, 운용하고 있다. 위성 활용은 물론이고 해저광케이블에 특수 감청기기를 부착하기도 한다는데, 기술 수준은 베일에 가려 있다. 특정 지점의 해저광케이블에 특수 감청기기를 설치하려면 해당 국가의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이 중국 인접 국가인 한국을 참여시키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수도 있다.

▷“파이브아이스는 조 바이든 정부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중국에 맞서 동맹국들을 규합할 수 있는 잠재적 플랫폼이다.” 올 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분석이다. 미 하원의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고 상하원 각각의 군사위 및 본회의 심사와 표결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바이든 정부의 전략을 일찌감치 내다본 것이다. 중국 환추시보가 파이브아이스를 “미국을 중심으로 결성된 인종주의적 색채가 강한 조폭 행동 공동체”라며 맹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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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문재인 정부, 또는 다음 정부에 파이브아이스 참여 협의를 공식 요청해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내년 2월 중국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 선 북핵 문제 진전의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는 문재인 정부로선 그리 반길 만한 이슈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북한 정보 등을 공유하는 유용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정보강국으로의 위상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국익 관점에서 파이브아이스 참여의 득실을 미리 고민할 때가 됐다.

정용관 논설위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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